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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정년연장 논의, 청년 ‘희망의 끈’ 끊는 일 없어야

수정 2026-01-24 04:53

입력 2026-01-24 00:55

지면 23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정년연장특별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2차 본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정년연장특별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제2차 본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65세 법정 정년 연장’ 논의를 재개하면서 관련 법안 마련을 위한 특위 활동을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노사 이견과 청년 고용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사실상 6·3 지방선거 이후로 정년 연장을 미룬 것이다. 막대한 사회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는 사안을 논의하는 데 신중을 기하기로 한 것은 합리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정년 연장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결단의 대상”이라며 “지방선거 이전에 입법 추진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23일 특위 2차 본회의에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입법 지연에 반발해 회의 도중에 퇴장하기도 했다.

특위는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2028년부터 2036년까지 2년에 1년씩 늘리는 방안과 2029년부터 2039년까지 2~3년에 1년씩, 2029년부터 2041년까지 3년에 1년씩 늘리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노사 모두가 반대해 지난해 12월 9일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노동계는 조속한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반면 기업은 일률적 정년 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등 유연한 고용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추산으로 30조 원 이상의 기업 비용 부담 요인이 될 5년 정년 연장이 현실화하면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일부 기업들은 존폐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채용에 신중해지면서 청년 취업문이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사회 현상이 된 청년 ‘쉬었음’ 문제를 부채질하는 꼴이다.

고령화가 급진전함에 따라 정년 연장은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경직된 고용구조와 임금체계는 그대로 둔 채 정년을 일률적으로 연장한다면 득보다 실이 커질 수 있다. 민주당은 노동계의 압박에 휘둘리지 말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적의 해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고용절벽에 내몰린 청년의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년 연장이 청년 세대의 ‘희망의 끈’을 끊는 칼날이 되지 않게 하려면 노동 유연화로 경직된 고용·노동시장에 숨통부터 틔워주는 것이 선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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