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봇 밀도 세계 1위인데...핵심 부품 국산화율 40%대 그쳐
영구자석 88.8% 中 의존 심화
기업들에 탈희토류 강화 주문
정부엔 도시광산 고도화 요구
수정 2026-01-25 17:52
입력 2026-01-25 11:00
우리나라가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로 꼽히지만 정작 핵심 소재·부품 공급망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위기에 취약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5일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로봇 활용 역량을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업스트림(원자재·소재)과 미드스트림(핵심 부품) 기반을 강화해 공급망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가 세계 4위권이며 ‘로봇 밀도’(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는 1012대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제조업 전반에서 로봇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며 ‘로봇 활용 강국’ 지위를 굳혔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국 로봇 시장의 총 출하 가운데 71.2%가 내수용인데 비해 일본은 출하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무협은 이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 로봇 공급망 구조 차이를 지목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완제품과 시스템 통합(SI) 역량이 성장했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이 높다. 로봇 구동에 필요한 영구자석은 지난해 기준 수입의 88.8%가 중국에 집중돼 있으며 정밀감속기·제어기 등 주요 부품도 일본·중국이 최대 수입국으로 나타났다. 소재·부품 국산화율이 40%대에 머물러 로봇 완제품 생산이 늘어도 부품 수입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수록 가격 변동과 조달 차질이 국내 로봇 산업 전반의 경쟁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일본은 업스트림(원자재·소재) 충격을 흡수할 장치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폐모터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자원화(도시광산) 체계를 구축하고 특수강·정밀자석 등 고급 소재 기술을 축적해 원재료 공급 불안에 대응해 왔다는 설명이다. 부품 분야에서도 하모닉드라이브(감속기), 야스카와전기(모터) 등 기업이 핵심 부품 시장에서 60~70%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수직 통합형 공급망을 구축, 고정밀 산업용 로봇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무협은 기업과 정부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에는 수요·공급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희토류 의존을 줄이는 ‘탈희토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로봇 본체뿐 아니라 SI·사후서비스를 묶은 패키지형 수출 모델을 강화하고, 보안·신뢰성을 앞세운 ‘클린 로봇(Clean Robot)’ 마케팅으로 신흥 수요를 선점할 필요도 제시했다. 정부에는 국산화 과정의 위험을 분담하는 지원체계와 공공부문 수요 창출, 재자원화 기반(도시광산) 고도화, ‘K-로봇 패키지’의 해외 레퍼런스(납품실적) 구축 지원을 주문했다. 국내 시험·인증 체계를 국제표준과 정합성 있게 강화해 수출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포함됐다.
진실 한국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그동안의 제조‧활용 중심의 전략을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향후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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