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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강선우 의혹도 갈 길 먼데… 김경 ‘황금PC’ 발견에 난감한 경찰

입력 2026-01-26 07:01

경찰이 김경 서울시의원의 또 다른 금품 전달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24일 김 시의원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거지에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김경 서울시의원의 또 다른 금품 전달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24일 김 시의원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거지에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또 다른 ‘공천헌금’ 의혹에 휘말린 가운데, 경찰이 최근 김 시의원의 금품 전달 정황이 담긴 PC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는 별개로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전직 동작구의원들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또다른 공천헌금 의혹 규명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경찰에게는 김 시의원의 의혹 확대가 난감한 상황으로 다가오고 있다.

2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달 21일 서울시의회가 보관하고 있던 한 관계자의 컴퓨터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다. 해당 PC에는 김 시의원의 또 다른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된 녹취록이 다수 저장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녹취록에는 현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여러 차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시의원이 공천을 부탁하기 위해 전직 서울시의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보한 PC에는 국회의원이 김 시의원에게 ‘좋은 말씀 많이 들었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캡처 파일도 들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11일 김 시의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12일에는 김 시의원이 시의회에 반납한 컴퓨터 2대를 확보했다. 다만 당시 이번에 문제가 된 PC는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제출받은 컴퓨터는 김 시의원의 전 보좌관이 시의회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에는 김 시의원이 2023년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요구하며 정치권 관계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신고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접수됐다. 당시 현역 시의원이었던 김 시의원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유력 정치권 인사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선관위는 해당 사안을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에 이첩했다. 김 시의원은 금품 제공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사무국장 남모씨를 통해 김경 서울시의원이 공천 대가로 건넨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사무국장 남모씨를 통해 김경 서울시의원이 공천 대가로 건넨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시의원의 기존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현재 김 시의원의 핵심 의혹인 ‘강 의원 공천헌금’ 수사도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의혹이 2022년에 있었던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한 물적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찰은 김 시의원을 3차례, 강 의원을 1차례, 강 의원의 전직 보좌진 남 모 씨를 4차례 불러 진술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강 의원, 김 시의원, 남 씨의 경찰 진술은 모두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출국했다 돌아와 경찰에 자수서를 제출한 김 시의원을 줄곧 남 씨가 강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 씨가 자신에게 접촉해와 ‘한 장’(1억 원) 이라는 액수를 먼저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 시의원은 이후 남 씨와 강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돈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만 김 시의원은 자신이 공천을 위해 현금을 건넨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남 씨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남 씨는 경찰 진술에서 강 의원과 김 시의원과 함께 자리를 가졌지만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돈이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물건을 차에 옮기라’는 강 의원의 지시를 받고 이를 수행했지만 그 물건이 돈인지는 몰랐다고도 전했다.

김 시의원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강 의원은 앞서 ‘보고 받기 전에 금품수수 사실을 몰랐다’,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돈을 김 시의원에게 돌려주도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바 있다.

김병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도 갈길이 멀다. 앞서 이달 22일 경찰은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를 서울 마포청사로 소환 조사했다. 이 씨는 총선 직전인 2020년 3월 자택에서 전 동작구의원 전모 씨를 만나 “선거 전에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뒤,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통해 1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 시의원의 공천헌금 의혹과 김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한 뒤,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내 다른 부서에서 인력 6명을 추가 지원받아 공공범죄수사대에 충원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 시의원의 새 의혹이 더해진다면 경찰 입장에서는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병기 의원의 비위를 해결하는 것이 수사의 주된 목적이지만 현재 김 시의원과 강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사건으로 초점이 옮겨져 경찰도 난감한 입장이다. 여기에 김 시의원 사건이 더욱 확대될 경우 본류 수사가 자칫 외면받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 경찰의 우려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 시의원 사건이 이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줄 미처 알지 못했다. 오히려 이번 경찰 수사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김병기 의원 사건이 주목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사안의 경중을 따져 초기 수사 때는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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