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급등에 적자 눈덩이... 날벼락 맞은 中 ‘태양광 일병 구하기’
수정 2026-02-08 18:29
입력 2026-01-27 13:51
지정학적 불안에 다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은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27일 현재 은은 트로이온스(약 31.1g) 당 최고 117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은이 귀금속이면서도 동시에 전자, 태양광 등 첨단 산업에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 최근 연재 기사(▶‘산업의 혈액’ 제친 ‘가난한 자의 금’… 에너지 골든 크로스 신호인가)에서 소개해드렸는데요. 그런데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일까요? 은값 랠리가 에너지 분야, 특히 재생에너지 분야에 역효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중국 태양광 업계가 비싸진 은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연간 잠정 손실 최소 6.9조... 바닥 뚫고 ‘지하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영문판인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TCL 중환 재생에너지와 롱지 그린에너지, JA솔라, 트리나솔라, 통웨이 등 중국의 대형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은 지난해 1년 동안 최소 342억 위안, 최대 384억 위안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최소 손실액으로 따져도 직전인 2024년 기록한 연간 손실액 335억(약 6조 9730억 원) 위안을 이미 넘은 수준인데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장 빠른 속도로 태양광 발전 용량을 확대하고 있는 나라이죠. 그러나 ‘태양광 굴기’는 중국 태양광 업계에 저가 출혈 경쟁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불러왔습니다. 시장에 공급이 이미 넘쳐나는데도 생산을 줄이지 않는 현상, 내권(內卷)이 태양광 업계에 만연했기 때문인데요. 그 영향으로 통웨이는 2024년 순손실만 70억 4000만 위안을 기록해 2004년 상장한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롱지 그린에너지 역시 같은 해 상장(2012년) 12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보는 등 대형사들도 휘청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저가 출혈 경쟁은 계속됐습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국의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1.16테라와트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9% 증가했습니다.
보조금 없애고 자체 ‘감산’ 나섰지만
중국도 태양광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 차원에서, 또 업계 차원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선 정책적으로 보면 중국은 중국 하면 떠오르는 산업 정책, 즉 보조금을 태양광 분야에서 대폭 축소하고 있습니다. 보조금에 기대온 태양광 산업에 시장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고정 가격에 근거한 보조금은 완전히 폐지(보조금 지급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축소) 했고요. 올해 4월부터는 태양광 주요 제품에 지급하던 수출 환급금, 즉 수출 기업에 제공하던 보조금 역시 폐지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태양광뿐 아니라 전기차부터 음식 배달까지 중국 내부에 만연한 내권을 뿌리 뽑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면서 ‘내권과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중국 업계도 ‘증산이라는 치킨 게임의 결과는 공멸’이라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자발적인 감산에 나섰고요.
공급 과잉에 은값 급등까지 이중고
그러나 중국의 ‘태양광 일병 살리기’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는데요. 바로 은값 상승입니다. 실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전체 은 소비량 가운데 태양광 산업이 차지한 비중은 2024년 29%로 10년 전인 2014년 11%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은 분말을 주 성분으로 하는 전도성 재료인 실버 페이스트가 태양광 패널 제작 시 필수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은이 비싸지니까 자연스럽게 태양광 제조사들의 원재료 비용이 늘어난 것이죠. 은은 태양광 패널 원가의 약 29%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원재료 비용이 비싸지니까 제품 가격도 높아지겠죠. 중국 내 태양광 모듈 단가는 최근 와트(W) 당 0.8~1.08위안 수준으로, 물론 지금도 매우 저렴한 수준이기는 합니다만 수년 간 유지해온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태양광 제조사들은 은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은이 아닌 구리를 활용하는 방식을 활용하거나, 동일한 햇빛의 양으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고안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재료를 대체하기란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관측됩니다.
태양광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재(은)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덩달아 높아진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블룸버그는 “업계에 여전히 패널이 넘쳐나고, 은의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태양광 업계의 수익성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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