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의 거짓말
조지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촬영 영상에도 ‘시민 사살’ 사실 왜곡
美이민국 만행, 행정부 권력남용 탓
신뢰상실 이어질 땐 최악 가정해야
수정 2026-01-29 22:14
입력 2026-01-30 05:00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자신의 회고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언급했다. 출간 전 원고를 확인한 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켰지만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태연하게도 “책 출간 전에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놈 장관은 전 하원의원이자 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였으며 국토안보부 장관으로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관할하고 있다. 놈 장관의 성격과 별개로 수많은 미국인이 ICE를 신뢰하지 않고 신뢰해서도 안 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작된 사회적 파급 효과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방대한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엄청난 양의 쓰레기 정보에 중독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 기기의 장점 중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것은 대부분의 미국인이 거의 모든 시간 동안 비디오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닌다는 점이다.
전 세계 정부가 자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온갖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그중에는 악의적인 기술까지 포함된다.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 역시 이러한 감시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의 보편화는 시민들이 정부를 감시하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 여기에는 헌법에 따라 정부에 청원할 권리가 포함된다.
충격적인 보도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1963년 5월 앨라배마주 버밍엄의 공공안전국장 티오필러스 유진 코너가 젊은 흑인 민권 시위대를 향해 소방 호스를 내리치고 개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을 때 미국 전역은 정부의 만행에 경악했다. 미니애폴리스는 오늘날의 버밍엄과 같다. 스마트폰을 가진 시민들이 언론인을 대신해 사실을 수집하고 있다. 미국의 위대함을 되찾고 있다고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현 정부가 그린란드 문제, 백신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끊임없이 망신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통이 터지지만 동시에 섬뜩하면서도 숭고한 면이 있다.
현 정부는 정부 유형 분류에 ‘무법자 정치’라는 새로운 유형을 추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법자들을 위한, 무법자들에 의한, 무법자들의’ 정부가 어떤 모습인지 엿보고 싶다면 미니애폴리스의 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찾아보라. 최루탄과 기타 무기를 사용해 시민들을 진압하는 난투극에 참여한 한 사람이 흥분한 나머지 “마치 비디오 게임 ‘콜 오브 듀티’ 같아. 멋지지 않아?”라고 외친다. 아마도 일부 신입 요원들은 최대 5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 보너스에 현혹돼 이 게임에 빠져들었을 것이고 이러한 보너스는 경찰의 급속한 확장을 부추겼을 것이다.
경찰 업무는 힘들고 위험한 직업이다. 제대로 수행하려면 경찰관은 규율과 판단력을 갖춰야 하며 사회로부터 존경과 경외에 가까운 존중을 받아야 한다. 현 행정부는 경찰 업무와 군사작전의 구분을 없애고 무법적인 ICE 요원들이 경찰로 위장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경찰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7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법 집행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에게 “너무 친절하게 대하지 말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이에 국제경찰장협회(IACP)는 비판적으로 반응했다. 협회는 “무력 사용 관리는 법 집행 기관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라며 “법 집행 기관은 모든 무력 사용이 신중하게 적용되고 객관적으로 합리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정책과 절차를 개발하고 광범위한 교육을 한다”고 반박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성공적인 사회에 역동성과 결속력을 부여하는 접착제와 같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은 재앙이다. 그러나 그러한 신뢰 상실이 발생할 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오늘날 ICE의 모든 발언과 행정부가 추방 광풍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는 모든 발언은 그 사실이 입증될 때까지 거짓으로 간주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 놈 장관의 회고록 출간 전 발언처럼 수정될 때까지 거짓으로 간주하는 것이 신중함을 넘어서 마땅한 시민의 도리이기도 하다.
행정부는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에 의해 사살된 가장 최근의 희생자를 ‘암살 미수범’이자 ‘국내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공화당이 의회 위원회의 의사봉을 장악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에 ICE의 만행에 대한 감시는 없을 것이다. 놈 장관을 비롯한 부적격 인사들을 임명한 상원의원들이 갑자기 양심의 가책을 느낄 가능성도 매우 낮다. 앞으로 더 많은 살인이 발생하고 희생자들과 관련한 정치적 논란이 이어질 것이다. ICE의 만행이 계속되는 것은 행정부의 권력 남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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