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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차로 치고 그 다음 칼로”…14명 사상자 낸 ‘서현역 흉기 난동’ 최원종의 최후

입력 2026-02-01 00:41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 <편집자주>

최원종. SBS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최원종. SBS 궁금한 이야기Y 갈무리

“먼저 승용차로 사람들을 충격하고 그 다음 흉기로 사람들을 찔러야겠다”

2년 전인 2024년 2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시민 14명을 사상에 이르게 한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최원종의 범행은 돌발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내성적인 성향을 보였고 고등학교 자퇴 이후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이어왔다. 이후 불안장애와 사회공포증 증세가 나타났고 2020년에는 조현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치료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자신이 특정 조직으로부터 감시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에 빠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조직 스토킹 피해자’ 모임에 몰두하며 주변인과 이웃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 디시인사이드에는 “내 주거를 침범하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글과 함께 흉기를 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치밀하게 준비된 범죄= 사건 전날인 2023년 8월 2일, 그는 대형마트에서 흉기 두 점을 구입한 뒤 야탑역·서현역·미금역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지하철을 오르내리며 사람들을 살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다음 날 다시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인 다음 날 오후 5시 56분. 최원종은 어머니 소유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앞으로 향했다. 그는 인도로 차량을 돌진시켜 보행자 5명을 들이받았고 차량이 멈추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 사건으로 20대 여성과 6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건 당일 오전에는 인터넷에 ‘신림동 칼부림’, ‘사시미칼’, ‘심신미약 감형’ 등을 검색한 기록도 남아 있었다.

경찰에 체포된 최원종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스토킹 조직원들로부터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조현병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를 이유로 형 감경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피의자의 차량 앞으로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피의자의 차량 앞으로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법원 “심신미약 인정되나 감형은 없다”= 2024년 11월 20일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피고인은 범행 전 흉기를 구입하고 장소를 물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며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과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리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형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돼야 하며, 이 사건이 그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성은 분명하다”며 무기징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형사 판결과 별도로 진행된 민사소송에서는 유족 측에 총 8억 8000만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가해자가 무기수형자로 사실상 배상 능력이 없고 부모의 책임도 인정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유족들은 “가해자는 평생 감옥에 있지만 피해자는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며 “이번 판결은 법이 피해자를 얼마나 보호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남겼다”고 호소했다.

◇잇따른 ‘묻지마 범죄’ 논란 ‘그 후’= 2023년 7월 신림역 흉기 난동, 같은 해 8월 서현역 사건에 이어 2024년 7월 서울 은평구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 사건’까지 흉기를 이용한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존 법 체계로는 사전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같은 비판 속에 정부와 국회는 관련 법 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3월 20일부터 시행된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도로나 공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에서 흉기를 소지·노출해 공포심을 유발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특히 이 법은 기존 경범죄처벌법과 달리 주거가 일정한 경우에도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고 긴급체포 및 흉기 압수까지 허용하도록 해 예방적 성격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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