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호모 라보란스’ 시대, 노동개혁이 핵심 과제다
수정 2026-02-03 08:29
입력 2026-02-03 00:05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직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노동하는 인류, ‘호모 라보란스’ 시대의 조기 종언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혁신을 추구해온 미국 아마존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총 3만여 명을 감원했다. 미국 빅테크 메타는 AI 개발 투자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가상·증강현실 사업 조직 근로자 중 10%(약 1500명)를 줄이기로 했다. 컴퓨터·로봇 기술 고도화에 따른 고용 불안이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직종으로 번지고 있다.
AI 시대의 고용 쇼크를 막으려면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맞춰 노동 시스템 전반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시대 조류에 역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자사 그룹 계열사에서 개발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대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대차 공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생산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명에 저항해 생산 체계 혁신을 막아섰던 영국 노동계의 러다이트운동이 21세기 한국 노동계에서 재연될 판이다. 설상가상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계로 기울어져 기업들이 결사 반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을 밀어붙였다. 기업들의 자율적 투자·고용 판단에 족쇄를 채운 셈이다. 이러니 24시간 군말 없이 일하는 AI·로봇이 더 낫겠다는 말이 확산되는 것이다.
호모 라보란스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AI와 공존하기 위한 노동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핵심 과제가 됐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 기업들은 이미 첨단 컴퓨팅 및 로봇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만 경직적 고용·근로제도에 발목이 잡힌 채 뒤처지면 안 된다. 기업들이 AI 환경에 맞춰 근로자들의 업무 형태·시간 등을 유연하게 재설계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의 입법·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AI 관련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획일적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의 예외 허용이 시급하다. 기업들의 생산 체계 재정비에 대해 거대 노조들이 사사건건 간섭하고 쟁의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노동관계법들의 재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 대졸 사원의 초임이 일본 대비 41%, 대만 대비 37% 높은 상황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혁신마저 가로막힌다면 기업들은 해외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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