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한계 다다른 기업들
여천NCC 내달 2100억 만기 도래
현금 자산 858억 자력상환 어려워
CGV 7000억 CB 6월부터 콜옵션
상환 못하면 이자율 1→3%로 급등
올 만기 회사채 73.2조…15% 늘어
장기물 대신 단기채 쪼개기 차환도
최근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자금난의 한계에 내몰린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저금리 시기 발행했던 사채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고 있지만 본업 악화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차환 발행조차 쉽지 않은 기업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천NCC 공장 전경. 여천NCC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대기업 회사채 발행 규모는 7조 92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조 3940억 원 대비 1조 4700억 원이나 급감한 수치다. 이날 기준 전체 회사채 순발행액 역시 1조 1548억 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2조 4299억 원)의 47.5%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중금리가 뛰자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기업들이 회사채 차환을 포기하는 대신 고육지책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년 1월은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늘어나는 연초 효과에 통상 회사채 성수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기업들의 발행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 기간 회사채 ‘빅 이슈어’로 꼽히는 롯데그룹과 LG그룹은 각각 4600억 원, 4000억 원을 순상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내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만기인 회사채 규모는 7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2%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취약 기업들의 만기 물량이 대거 포진해 있어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등급 A+ 이하 기업의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가 전년보다 20.2%나 늘 것”이라며 “개별 기업의 신용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자금 조달 위험을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부도 위기를 넘긴 여천NCC는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2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두고 시름이 깊다. 이번 회사채는 2021년 발행한 5년물 600억 원과 2024년에 조달한 2년물 1500억 원이다. 두 채권의 표면금리는 각각 2.087%, 4.981% 수준이었다. 이달 2일 기준 A-급 회사채 금리가 2년물 4.308%, 5년물 5.719%인 점을 감안하면 차환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이자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차환 시도 자체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신용등급 강등 우려와 업황 부진 장기화로 인해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여천NCC의 현금성 자산은 약 858억 원에 불과해 자력 상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회사는 최근 산업은행에 추가 대출을 요청했으나 기업별 익스포저 한도 문제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결국 주주사의 신용 보강을 기반으로 차환을 위한 자금 조달을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긴장감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 중이다. CJ CGV(079160)는 벼랑 끝 상황에 몰려 있다. 2021~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총 7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콜옵션(매수청구권) 기간이 올 6월부터 시작된다. 현재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미상환 잔액만 6000억 원을 웃도는데 이를 상환해주지 못할 경우 이자율이 현재 0.5~1%에서 3%로 급등하게 된다. CGV의 현재 현금 흐름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CGV의 총차입금은 신종자본증권 등을 포함해 2조 3000억 원에 달해 지금도 이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회사는 수년째 영화관 사업 적자가 지속되는 데다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마저 여의치 않다.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 매각도 지지부진하자 IB 업계에서는 100%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현금 곳간까지 헐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해 말 확보한 2000억 원 규모의 실탄이 배당이나 합병을 통해 모회사의 급한 불을 끄는 데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 사정이 그나마 나은 기업들은 만기가 짧은 단기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 3.67%까지 치솟는 등 장기 금리 부담이 커지자 기업들이 7~10년물 장기채 발행을 포기하고 2~3년물 위주로 쪼개기 차환을 준비하는 추세다.
실제 올 들어 7년 이상 장기물을 발행한 곳은 지난달 1100억 원어치를 찍은 LG유플러스(032640)가 유일했다. 지난해 초 SK텔레콤(017670)·포스코·LG화학(051910)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장기물을 발행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풍경이다.
최근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자금난의 한계에 내몰린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저금리 시기 발행했던 사채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고 있지만 본업 악화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차환 발행조차 쉽지 않은 기업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천NCC 공장 전경. 여천NCC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대기업 회사채 발행 규모는 7조 92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조 3940억 원 대비 1조 4700억 원이나 급감한 수치다. 이날 기준 전체 회사채 순발행액 역시 1조 1548억 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2조 4299억 원)의 47.5%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중금리가 뛰자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기업들이 회사채 차환을 포기하는 대신 고육지책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년 1월은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늘어나는 연초 효과에 통상 회사채 성수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기업들의 발행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 기간 회사채 ‘빅 이슈어’로 꼽히는 롯데그룹과 LG그룹은 각각 4600억 원, 4000억 원을 순상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내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만기인 회사채 규모는 7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2%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취약 기업들의 만기 물량이 대거 포진해 있어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등급 A+ 이하 기업의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가 전년보다 20.2%나 늘 것”이라며 “개별 기업의 신용 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자금 조달 위험을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부도 위기를 넘긴 여천NCC는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2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두고 시름이 깊다. 이번 회사채는 2021년 발행한 5년물 600억 원과 2024년에 조달한 2년물 1500억 원이다. 두 채권의 표면금리는 각각 2.087%, 4.981% 수준이었다. 이달 2일 기준 A-급 회사채 금리가 2년물 4.308%, 5년물 5.719%인 점을 감안하면 차환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이자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차환 시도 자체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신용등급 강등 우려와 업황 부진 장기화로 인해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여천NCC의 현금성 자산은 약 858억 원에 불과해 자력 상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회사는 최근 산업은행에 추가 대출을 요청했으나 기업별 익스포저 한도 문제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결국 주주사의 신용 보강을 기반으로 차환을 위한 자금 조달을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긴장감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 중이다. CJ CGV(079160)는 벼랑 끝 상황에 몰려 있다. 2021~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총 70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콜옵션(매수청구권) 기간이 올 6월부터 시작된다. 현재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미상환 잔액만 6000억 원을 웃도는데 이를 상환해주지 못할 경우 이자율이 현재 0.5~1%에서 3%로 급등하게 된다. CGV의 현재 현금 흐름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CGV의 총차입금은 신종자본증권 등을 포함해 2조 3000억 원에 달해 지금도 이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회사는 수년째 영화관 사업 적자가 지속되는 데다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마저 여의치 않다.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 매각도 지지부진하자 IB 업계에서는 100%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현금 곳간까지 헐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해 말 확보한 2000억 원 규모의 실탄이 배당이나 합병을 통해 모회사의 급한 불을 끄는 데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 사정이 그나마 나은 기업들은 만기가 짧은 단기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 3.67%까지 치솟는 등 장기 금리 부담이 커지자 기업들이 7~10년물 장기채 발행을 포기하고 2~3년물 위주로 쪼개기 차환을 준비하는 추세다.
실제 올 들어 7년 이상 장기물을 발행한 곳은 지난달 1100억 원어치를 찍은 LG유플러스(032640)가 유일했다. 지난해 초 SK텔레콤(017670)·포스코·LG화학(051910)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장기물을 발행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