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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차세대 암 면역치료 기술 개발…암 조직만 쏙쏙 골라 면역 활성화

암 속 ‘면역 사막’에 면역 오아시스를 만들다

초음파로 암 내부 면역을 깨우는 치료 기술 개발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접근법

입력 2026-02-05 12:00

KIST 제공
KIST 제공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매우 어려운 암 면역치료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김영민 박사와 바이오닉스센터 한성민 박사 연구팀은 면역을 몸 전체가 아닌 암 조직 내부에서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에는 전신에 대해 면역치료를 했지만, 정작 암 조직은 면역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면역 사막’과 같은 환경이라 치료 반응성이 매우 낮고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기술은 암이 있는 정확한 위치에 면역 반응을 집중시키고 치료 효과를 활성화하는 마치 사막 속 ‘면역 오아시스’와 같은 부위를 만들어냄으로써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모두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왼쪽부터) 김성훈 박사후연구원 (제1저자), 최원석 박사후연구원 (제1저자), 한성민 책임연구원(교신저자), 김영민 책임연구원(교신저자). KIST 제공
(왼쪽부터) 김성훈 박사후연구원 (제1저자), 최원석 박사후연구원 (제1저자), 한성민 책임연구원(교신저자), 김영민 책임연구원(교신저자). KIST 제공

해당 기술의 핵심은 면역을 활성화하는 물질을 담은 젤을 암 조직에 주사한 뒤, 몸 밖에서 초음파를 가해 암 내부에서만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초음파가 닿은 부위에서만 암조직 파쇄에 의한 암항원이 방출되며 젤로부터 면역보조제가 방출되도록 설계돼 면역 자극을 암이 있는 위치에 정밀하게 집중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약물이 몸 전체로 퍼지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 결과 해당 기술을 적용한 암 조직에서는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가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면역 반응의 핵심인 T세포 수가 기존 치료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 결과 면역이 거의 작동하지 않던 암 조직이 면역 반응이 활성화된 환경으로 전환됐다. 또한 암 성장 억제와 생존 기간도 약 3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KIST 제공
KIST 제공

이번 기술은 주사와 초음파만으로 치료할 수 있어 수술이 어렵거나 치료 부담이 큰 환자도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번 젤을 주사한 뒤에는 초음파를 이용해 치료 시점과 강도 조절이 가능하므로 환자의 상태 변화에 맞춰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기존 면역항암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의료 현장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향후 초음파 장비와 결합된 암 치료 기술로 발전해 실제 치료 현장 및 관련 의료기기·바이오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민 KIST 박사는 “면역이 거의 작동하지 않던 암 조직 내부를 면역이 살아나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환자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암 면역치료 전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IF 26.8, JCR 분야 2.1%)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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