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韓정서 보편성 담아야 세계서 통해”
■창작 뮤지컬 ‘더 미션 K’ 총괄 장소영 홍익대 교수
창작·제작 역량 세계적 경쟁력 갖춰
이젠 ‘왜 한국적 서사인가’ 되물을 때
고유 정서, 현대 언어로 푸는 게 관건
작곡가·교육자로서 학생들에 ‘태도’강조
작품 대하는 자세가 예술의 깊이 좌우
해외관객 공감할 프로젝트 도전할 것
수정 2026-02-04 18:18
입력 2026-02-05 07:00
“한국 뮤지컬은 창작 역량과 제작 시스템 면에서 이미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잘 만든다’는 평가를 넘어 왜 한국적 이야기를 담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합니다.”
장소영(사진)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뮤지컬 산업’의 도약과 관련 서사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뮤지컬 제작 시스템뿐 아니라 배우와 제작진의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왔다”며 “왜 지금 우리가 이 시점에 한국적 스토리를 꺼냈는지를 계속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K-뮤지컬은 ‘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이 잇달아 미국 공연예술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토니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인공지능(AI) 로봇을 소재로 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특히 토니상 작품상 등 6관왕을 거머쥐며 전 세계에 한국 창작 뮤지컬의 높은 수준을 알렸다. 하지만, ‘어쩌면 해피엔딩’과 ‘위대한 개츠비’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거나 미국의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 고유의 정서를 담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교수는 K-뮤지컬의 지속적인 확장과 관련해 한국 고유의 문화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팝, K-드라마, K-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뮤지컬 역시 한국적 정서를 담은 새로운 이야기로 세계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한국의 역사와 정서, 인물들이 가진 서사는 충분히 보편적이다”며 “그것을 어떻게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도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했다. 그는 연세대 설립의 초석을 놓은 호러스 언더우드 등 선교사 4인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 ‘더 미션 K’의 총괄 프로듀서와 음악감독을 맡았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은 전회차 매진을 달성했고,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더 미션 K’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지만 흔히 떠올리는 정통 사극 뮤지컬과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됐다”며 “K-팝의 리듬감, 뮤지컬의 서사 구조, 콘서트의 에너지를 결합한 형식이어서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허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품은 단순히 역사를 알려주는 공연이 아니라 오늘의 관객이 감각적으로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대”라며 “이번에 관객들의 호응과 반응이 매우 좋았는데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유명 작곡가 겸 음악감독이면서 공연예술 교육자이기도 하다. 그는 교육자로서의 철학도 매 작품마다 담아낸다. 그는 “학생들에게 ‘기술보다 태도가 먼저’라고 가르친다”며 “화려한 테크닉, 완성도 높은 결과물보다 작품과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예술의 깊이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대를 대하는 태도, 동료를 대하는 태도,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가 결국 작품의 결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좋은 뮤지컬 음악의 기준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장면을 설명하지 않아도 감정을 움직이는 음악을 이상적인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래가 끝났을 때 관객이 ‘이 인물이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알 것 같다’고 느낀다면 그 음악은 자기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은 서사를 돕되 감정의 여백을 남겨야 한다”며 “관객의 마음 안에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해서 창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예술 창작과 관련 묵묵히 현장을 지킨 선배들을 본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내는 선배 예술가들이 나의 스승이었다”며 “눈에 띄는 성과나 화려한 수식어보다 긴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작업을 이어가는 지속성과 책임감이 더 큰 배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앞으로의 예술 활동은 ‘더 미션 K’와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 이야기를 글로벌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지향한다”며 “해외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공연을 번역하는 프로젝트에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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