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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000조’ K증시, 자본시장 고도화 속도 낼 때다

수정 2026-02-04 18:42

입력 2026-02-05 00:03

지면 31면
국내 증시가 시총 5000조 원 시대에 진입한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시총 5000조 원 시대에 진입한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조 원 시대에 들어섰다. 국내 상장 기업 전체 몸값은 3일 코스피와 코스닥·코넥스를 합쳐 5002조 원에 달한 데 이어 4일 5072조 원대에 이르렀다.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도 최초로 장중 1000조 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치를 7500까지 높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신성장 분야에 선제 투자해온 기업들의 노력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자본시장 고도화에 더 속도를 내는 일이다. 미국은 자국 내 거래소 간 경쟁을 활성화해 세계 최대 자본시장을 일궜다.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이 서로 차별화를 통해 우수 기업과 투자자를 유치했다. 주요국 거래소 간 인수합병 및 연계, 사업 다각화도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다. 홍콩거래소는 런던금속거래소를 인수해 역내 금융허브 입지를 다졌다. 싱가포르증권거래소는 일본, 대만, 아세안(ASEAN) 거래소들과 손잡았다.

우리 정부도 2015년 ‘거래소 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었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 시장을 각각 자회사로 분리해 상호 경쟁시키려는 구상이었다. 거래소 지주사의 시장공개(IPO), 해외 거래소와의 교차 상장까지 검토했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표류하다 폐기됐다. 당시 여야는 지방 표심에 휩쓸려 지주사를 부산에 둘지 말지 등의 변죽만 울리다 말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관심 속에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자본시장 제도 개혁에 다시 탄력이 붙고 있다. 이번에는 거래소 지주사 전환 등을 적극 검토하되 단순히 조직을 떼고 붙이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미래를 선도할 기술력을 갖춘 혁신 기업이라면 단기 수익성 지표와 무관하게 진입이 가능하도록 상장 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 좀비 기업을 적극 퇴출해 시장 매력도를 끌어올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혁신 기업에 과감히 돈을 댈 모험자본을 유치하고 경쟁력 있는 투자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필수다. 자본시장 고도화로 증시 역동성을 높이면서 과도한 시장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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