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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이 점찍은 수탁업 강자 KODA…“원화코인 인프라 핵심축 될 것”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

가상화폐 보관·수탁시장 승부처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안 신뢰도

은행급 금고 구축하고 보험한도 늘려

신규 기업고객 150곳 이상 유치 목표

은행권 컨소시엄 협업 문의도 잇따라

내년 시장 본격성장…매출 300억 자신

수정 2026-02-05 14:17

입력 2026-02-04 18:17

지면 26면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가 서울 강남구 KODA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대표가 서울 강남구 KODA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법인 고객을 받으려면 서비스 경쟁 이전에 신뢰를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가상화폐 수탁 시장의 승부처는 신뢰도입니다.”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가상화폐 수탁 업체 한국디지털에셋(KODA)의 조진석(사진) 대표는 인터뷰 내내 ‘신뢰’를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강조했다. 올해 가상화폐 법인 시장 개화를 앞두고 수탁 산업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는 해법은 서비스 확장이 아니라 자산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안 인프라 구축이라는 설명이다.

KODA는 해시드와 KB국민은행 등이 2020년 설립한 국내 최대 가상화폐 수탁 업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던 지난해 기준 수탁 가상화폐 규모는 수조 원에 이르기도 했다. 법인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앞두고 지난해 말에는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주주 외에도 한화투자증권·IBK캐피탈·교보증권이 신규로 참여하며 금융권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사 서클 역시 코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전 세계 1위 수탁 업체 비트고가 하나금융 등 국내 금융사와 합작해 설립한 비트고코리아조차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받는 데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서클 역시 한국에서 직접 사업을 전개하기 힘든 만큼 이미 인프라와 라이선스를 갖춘 국내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법인 시장 개화와 함께 KODA는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가상화폐 시장에 상장사와 전문 투자 법인이 본격 진입할 경우 수탁 시장에도 자연스럽게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법인 투자 허용을 위해 최종 검토 중인 가이드라인에는 가상화폐의 범위와 연간 투자 한도 등 기본적인 규칙에 더해 취득한 가상화폐를 전문 수탁 업체에 의무적으로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현재 국내에는 사실상 시장이 없는 상태와 다름없다”며 “투자 허용 대상이 되는 3500곳 중 가상화폐 투자를 원하는 일부 기업만 들어와도 산업 규모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목표하는 신규 고객 유치 규모는 150곳이다. KODA가 이미 확보한 기업 고객 91곳을 제외한 신규 고객만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가상화폐 투자가 허용되는 법인 3500곳 가운데 5%만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KODA의 시장점유율(80%)을 감안하면 신규 고객 150곳 확보는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다.

그는 “신규 법인 고객 유치로 올해 매출 50억 원을 넘기며 첫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올해 법인 투자 가이드라인이 정리되면 내년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는 만큼 내년에는 매출 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KODA는 지난해부터 법인 시장 개화에 대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일PwC를 통해 취득한 SOC(System and Organization Controls) 인증 1단계(타입1)가 대표적이다. SOC 인증은 외부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장사들이 제3자에게 가상화폐를 보관할 때 해당 수탁 업체가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권고되고 있는 국제 기준이다. 비트고를 비롯한 주요 해외 수탁 업체들은 이미 이 SOC 인증을 취득한 상태다.

조 대표는 “SOC 인증은 취득에만 수억 원이 들고 기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프라를 사실상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KODA 역시 인증을 위해 5년간 운영해온 비즈니스 시스템을 아예 새로 구축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KODA는 SOC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최근 사무실도 이전했다. 프라이빗키 보관을 위한 ‘은행급 금고’를 구축할 수 있는 적합한 건물을 새로 찾아 입주한 것이다.

보험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KODA는 해킹이나 내부 사고 등 예기치 못한 보안 리스크에 대비해 300억 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돼 있다. 법인 투자 허용과 함께 수탁 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 한도 역시 5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조 대표는 “수탁 업체는 거래소와 달리 고객마다 별도의 지갑과 프라이빗키를 생성해 자산을 분리 관리하기 때문에 한 지갑당 수탁 규모를 300억 원으로 제한한 현재도 보험 규모는 충분한 편”이라면서도 “비트고 등 해외 주요 수탁 업체들이 수천억 원대 보험을 갖추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준에 맞춘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ODA의 수탁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뜨겁다. 법인 투자가 아직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산 취득 방식과 내부통제 절차, 수탁 구조 등에 대한 사전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조 대표는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하반기에 특히 가상화폐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묻는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며 “최근 가격 조정 국면에도 제도화 흐름을 장기적으로 보고 준비하려는 기업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법인 투자 허용 외에도 올해 가상화폐 수탁업에는 긍정적인 제도 변화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도입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역시 수탁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이 발행·유통되기 위해서는 발행 물량 보관과 유통 과정의 자산관리 인프라가 필수적인 만큼 수탁 업체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일반적인 가상화폐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역시 결국 보관 인프라를 사용해야 하는 자산”이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관과 유통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그 뒤에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주는 수탁 수요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인 은행권 컨소시엄들로부터도 KODA에 협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분 참여보다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운영에 필수적인 인프라 파트너로서 기술 협력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 가능성 역시 수탁 산업에 또 다른 성장 기회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제도권 금융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상품 출시가 제한돼 있다. 향후 제도 정비를 통해 가상화폐 ETF가 허용될 경우 ETF에 편입되는 가상화폐의 실물 보관과 관리 역시 전문 수탁 업체가 담당하게 된다.

조 대표는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비트코인 ETF의 이 세 가지는 형태가 달라도 뒤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는 결국 수탁”이라며 “제도화가 본격화될수록 수탁업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e is…

△1967년 서울 △1990년 한성대 무역학과 학사 △1992년 KB국민은행 입행 △2016년 KB국민은행 정보보호부장 △2018년 KB국민은행 신기술혁신센터장 △2021년 KODA 이사 △2023년 KODA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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