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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GPU 승부수...반전 카드일까, 무리수일까

인텔 주가 1.32% 하락, 올 들어 약세

립부 탄 GPU 개발 예고 효과 못 봐

AMD 추격에 CPU 점유율 빼앗겨

GPU 성패는 초기 고객 확보에 달려

수정 2026-02-05 12:09

입력 2026-02-05 06:27

인텔 로고. AFP연합뉴스
인텔 로고. AFP연합뉴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양산을 예고하고 나섰다.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인텔 제국을 재건하려 하지만 공정 수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견고했던 PC·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도 AMD에 점유율을 내주자 AI 핵심인 GPU로 반전을 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GPU 장악력이 워낙 막강한데다 가성비를 앞세운 AMD GPU가 선전하고 있어 인텔 도전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간) 인텔은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1.32% 떨어진 48.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탄 CEO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스코 시스템즈 주최로 열린 ‘AI 서밋’에 참석해 “최근 매우 유능한 GPU 설계 총괄책임자를 영입했다”며 GPU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탄 CEO는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퀄컴에서 영입한 GPU 전문가 에릭 데머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지난달 GPU 개발을 위해 퀄컴에서 13년간 몸담으면서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그를 영입했다.

탄 CEO는 GPU 개발 프로젝트가 지난해 9월 암(Arm)에서 영입한 데이터센터 부문 책임자 케보크 케치치언 총괄수석부사장(EVP)의 지휘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PU는 데이터센터와 밀접한 관계”라며 “고객사들과 협력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인텔 최고 그래픽카드로 꼽히던 ‘아크(Arc) A750 리미티드 에디션’을 단종하면서 일각에서는 인텔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GPU 사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인텔은 지난해 10월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 2025에서 추론 특화 데이터센터 서버용 GPU인 ‘크레센트 아일랜드’를 발표하면서 AI 가속기 개발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모바일·AI 전환 실패로 인텔이 반도체 최강 지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PC·노트북·서버용 CPU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었다. 특히 서버용 CPU 시장 90%를 장악해왔지만 AMD가 2017년 서버용 ‘에픽(EPYC)’ 프로세서를 출시한 이후 가성비를 앞세워 인텔을 위협했다. 그 결과 인텔의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은 85~95% 수준에서 지난해 55% 수준으로 급감했다. 탄 CEO도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같은 현실을 인정했다.

AMD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AMD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AMD는 개인용 AI PC 칩 ‘라이젠 AI 400’과 ‘라이젠 AI 프로 400’ 시리즈를 선보이며 인텔이 주력하는 PC CPU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리사 수 AMD CEO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AMD는 ‘모든 사람을 위한 AI’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MD는 차세대 AI 가속기인 ‘헬리오스’를 선보이며 엔비디아가 장악한 GPU 시장도 공략 중이다. 헬리오스는 GPU ‘인스팅트 MI455’ 72개와 데이터센터용 CPU ‘베니스’ 18개로 구성됐다. 최신 2㎚(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이 적용된 ‘MI455’ 칩은 4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탑재해 전작 대비 AI 추론 성능이 약 10배 향상됐다.

특히 MI455는 엔비디아 GPU에 맞서는 차세대 칩으로 평가받는다. MI455가 포함된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가속기는 챗GPT 개발사 오픈AI 등에 판매된다. 서버용 AI 가속기 시장은 엔비디아의 아성이 강력하지만 AMD도 GPU 성능 개선에 매달리며 거센 추격을 펼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GPU 시장에서 인텔의 도전이 성공하려면 초기 고객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이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 18A 공정 역시 수율 문제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립부 탄 체제에서 이렇다 할 AI 로드맵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력이 입증되지 못하면 엔비디아·AMD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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