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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맡기니 제자리…부산 전통시장 정비 ‘공공이 먼저’ 판 바꾼다

사업성 판단·이해충돌에 초기 단계서 좌초 반복

노후 107곳 대상…판매 넘어 지역거점으로 재편

건축·법률·부동산 전문가 컨설팅 단계적 확대

입력 2026-02-05 13:56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청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청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노후화와 공실 증가, 소비 환경 변화로 침체를 겪는 부산 전통시장이 공공 주도의 새로운 정비 모델로 재도약을 모색한다. 부산시가 사업 초기부터 공공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는 ‘부산형 공공지원 시장정비 통합기획’을 본격 추진하면서다.

부산시는 전통시장 정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 온 초기 착수 단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이 먼저 기획·분석·조정 역할을 맡는 통합 지원 체계를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민간 중심으로 추진돼 온 기존 시장정비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부산 지역 전통시장 189개 가운데 노후화 등으로 정비가 필요한 시장은 107곳에 달한다. 그동안 시장정비 사업은 사업성 판단의 어려움과 이해관계 충돌, 장기 지연 등의 문제로 초기 단계에서 동력을 잃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번 통합기획의 핵심은 사업 초기 단계에 ‘전문가 컨설팅’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이다. 건축·도시계획·법률·부동산·사업성 분석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대상지 여건을 종합 분석하고, 사업 가능성과 공공성 확보 방안, 상인 생업 보호 전략, 상가 활성화 방향 등을 체계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시장과 주거, 공공시설이 어우러진 기능 복합화 모델과 유통 트렌드를 반영한 현실적 사업 구조를 설계할 계획이다.

컨설팅 결과는 공공이 지원하는 사업추진계획 수립 용역으로 연계된다. 시는 오는 2월 대상지를 공모해 수요를 파악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비를 확보해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비 기간 중 상인 생업 보호를 위한 임시시장 조성도 함께 지원한다.

아울러 시장정비 전 과정을 아우르는 운영기준과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획부터 설계, 인허가, 착공, 운영까지 단계별 절차와 공공지원 범위를 명확히 한다. 이를 통해 행정 혼선을 줄이고, 단순 판매시설을 넘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기반시설(SOC) 기능을 갖춘 지역 거점 공간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통합기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16개 구·군과 부산경제진흥원, 상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한다. 공공은 정책과 제도, 재정 지원을 맡고, 전문기관은 기술 컨설팅을, 상인단체는 현장 의견 수렴과 참여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 체계를 구축한다.

박형준 시장은 “공공이 먼저 기획의 길을 열고, 민간과 상인, 시민이 함께 시장의 미래를 완성해 가는 새로운 정비 모델”이라며 “전통시장이 다시 지역경제의 거점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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