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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요즘 딸기, 20알에 5만원?” 마트 가면 손이 ‘벌벌’...기후 충격에 ‘제철 효과’ 실종

입력 2026-02-05 14:06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김여진 기자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김여진 기자

올겨울 과일값을 보면 계절 감각이 헷갈린다. 딸기와 감귤이 제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마트와 시장에서는 “이게 맞나” 싶은 가격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겨울 과일이 풍성해질 시점이지만, 올해는 오히려 귀해졌다.

실제 가격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4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가락시장에서 설향 딸기(특·2kg)는 3만7063원에 거래됐다. 1년 전보다 10% 넘게 오른 수준이다. 과실 크기가 큰 킹스베리 딸기(특등급)는 5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상승률이 30%를 훌쩍 넘겼다. ‘프리미엄 딸기’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가격이다.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딸기 상품(上品) 소매가격은 kg당 2만2700원대로, 전년보다 13% 이상 올랐다. 통상 11월 이후 출하가 늘면서 가격이 누그러져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고시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배경에는 기후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과 가을에 이어진 폭염과 폭우로 딸기 정식 시기가 늦어졌고, 이 여파가 겨울 초반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지 못한 상태에서 수요가 몰리자 가격이 내려올 틈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감귤도 사정도 비슷하다. 3일 가락시장에서 하우스 감귤(특·3kg)은 3만8300원대로, 전년보다 12% 넘게 올랐다. 가을철 이상 고온과 폭우로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 비중이 늘면서 상급 감귤의 희소성이 커졌다. 공급이 줄자 가격이 버텨선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하급 품질까지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하우스 감귤 하등급은 3kg 한 상자에 1만5900원에 거래됐다. 직전 일주일 평균보다 50% 넘게 뛴 수준이다. 예전 같으면 가격 방어 역할을 했던 파지 감귤마저 1만원 선을 넘어서며 전체 감귤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작황 부진’이 아니다. 생산 차질이 곧바로 소비자가격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 충격을 흡수할 완충 장치 없이, 도매가 인상이 소매가로 직행하는 흐름이 고착화되면서 제철 효과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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