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서 ‘문화재정 2%’ 실현되나
2023년 민주당 대표로 2% 약속
‘지원 늘리고 간섭 안 해’ 재확인
올해 문화예산 대폭 늘면서 기대
제대로 된 문화사업 추진이 관건
수정 2026-02-06 00:00
입력 2026-02-05 14:36
우리 문화계의 숙원인 ‘문화재정 2%’가 실현될 제반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 대통령이 약속을 하고 국무총리도 뒷받침했다. 결국 ‘문화재정 2%’ 달성은 문화계 스스로 도전을 수용하고 발전 방안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듯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잇따라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라도 문화예산을 늘리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몇 조, 몇 십조씩 국채 발행해서 추경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추경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추경 여부와는 상관없이 대통령이 문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문화계는 반색하고 있다. 어려운 사정을 알아준다는 기대 때문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일부 흥행에도 불구하고 제기되는 K컬처 위기설에 대한 방어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문화, 그리고 문화산업에 대한 관심은 ‘진심’으로 보인다. 2023년 3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화예술체육관광 국가재정 2%를 달성하는 비전대회’가 열렸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문화재정 1% 시대를 열었습니다. 김구 선생이 꿈꾸셨던 문화 강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국가재정 2% 시대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문화 분야 국가재정은 보통 ‘문화재정’이라고 불린다. 문화재정은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까지 포함한 정부 내 포괄적인 문화, 체육, 관광, 국가유산(문화재) 예산을 합쳐 일컫는다. 국가 총예산에서 문화재정의 비중은 2026년 기준으로 달랑 1.32%다.
국가가 중점 산업의 육성을 추진할 때 대규모 투자를 하는데 가이드라인이 비중 2% 선이다. 박정희 정부 때 중공업 정책이나 김대중 정부 때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그랬다. 김 전 대통령은 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그의 임기이던 1999년에 문화재정이 1%선을 처음 넘어섰다.
문화재정 비중은 계속 확대돼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72%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최고치다. 이후 블랙리스트, 적폐 청산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갑자기 문화예산 확대 추세가 꺾였고 이에 따라 문화재정 비중은 2024년 1.33%, 2025년에는 1.31%까지 급락했다.
물론 문화예산 자체는 조금씩 늘기는 했다. 하지만 국가 총예산이 더 많이 늘어난 것과 반대로 정체되면서 결과적으로 비중은 크게 하락했다. 문화예산 증가율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의 감소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해인 올해 문화예산이 지난해 대비 9.7%(8533억 원)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총예산도 그만큼 늘어 문화재정 비중은 0.1%포인트 상승한 1.32%에 그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지원을 대폭 늘린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정에 대한 3년 전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동시에 ‘블랙리스트’ 논란도 없애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분위기 조성에 동참했다. 김 총리는 지난달 20일 총리공관에서 연극계 인사들을 만나 “말은 우리가 문화국가이고 K어쩌고 하는데 우리나라 문화예산이 아직 1.몇 % 수준이다. 저는 이것을 우리 시기에 두 배로 늘리는 드라이브를 걸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문화재정의 ‘숫자’를 특정해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문제는 활용이다.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문화재정 2% 언저리라도 가려면 올해 9조 6420억 원에서 매년 2조 원 이상씩 더 증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다른 분야에서 불만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타 분야도 챙겨야 하는 대통령으로서는 신념이 바뀔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 제대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의지와 실행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돈’이 없어 우리 문화가 안 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수준으로 문화재정이 확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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