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실트론, 신공장 7월 가동...성장펀드 5000억 지원 사격
SK실트론, 구미공장 확충 가속도
정부에 저리 정책자금 조달 요청
年 50억 이상 금융비용 절감 기대
웨이퍼 생산 늘려 초호황 올라타
재계 “지원 규모 늘려야” 목소리
수정 2026-02-06 11:49
입력 2026-02-05 14:38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이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500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을 추진해 주목된다. 회사 측은 저리의 정책자금을 확보해 신공장 증설을 조기에 마치고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최근 정부가 진행한 국민성장펀드 수요 조사 과정에서 5000억 원 이상의 시설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SK실트론이 국내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 내역을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정부가 첨단전략산업과 지방 활성화를 지원하는 국민성장펀드 취지에 맞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K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으며 두산(000150)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300㎜(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라 있다.
SK실트론이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요청한 것은 국내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SK실트론은 2022년 본사가 위치한 구미 국가산업 3단지 내에 12인치 실리콘웨이퍼 제조설비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4년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SK실트론은 이에 필요한 총투자금을 2조 3000억 원으로 추산했는데 지금까지 집행된 비용을 제외하면 1조 원가량의 투자금이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신규 공장 건설은 거의 마무리됐지만 공장 내 설비를 추가로 들여야 한다”면서 “설비 도입 시점에 맞춰 투자금을 추가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국민성장펀드를 이용하면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구하는 것보다 조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내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 상품의 금리는 국고채 수준이다.
1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7% 수준으로 시중은행 대출금리(대기업 기준 4.08%)보다 1%포인트 이상 더 낮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5000억 원을 조달한다면 매년 적어도 50억 원 이상의 금융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은행권 대출에 소극적이던 SK실트론이 저리의 정책자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재무 전략을 선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SK실트론이 은행권에서 시설자금 용도로 빌린 돈은 1월 말 기준 2000억 원에 그친다. SK실트론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를 포함해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달 방식을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책자금 지원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SK실트론은 7월부터 신규 공장을 본격 가동해 제품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SK실트론의 웨이퍼 판매 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 4969억 원으로 전년(1조 5473억 원) 대비 3.3% 줄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고객사들이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어 SK실트론의 생산량도 올해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지난해 128억 2400만 in²에서 2028년 154억 8500만 in²로 2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국민성장펀드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5공장(P5)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에 2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기업들이 투자 적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자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반도체 산업이 국가 간 대항전 양상을 띠고 있는 만큼 정책금융이 선제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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