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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솟자 소화기 들고 뛰었다”…홀연히 사라진 ‘카니발 의인’ 찾습니다

울산 4중 추돌 현장서 화재 진압하고 사라져

경찰, 유튜브에 영상 공개…감사장 수여 계획

입력 2026-02-05 15:00

지난달 7일 오후 울산 북구 강동번영로 경주 방면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다. 영상갈무리=울산경찰청
지난달 7일 오후 울산 북구 강동번영로 경주 방면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다. 영상갈무리=울산경찰청

도로 위 연쇄 추돌 사고로 차량에 불이 붙은 일촉즉발의 순간, 자신의 차를 세우고 달려와 화재를 진압한 뒤 이름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카니발 의인’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 숨은 영웅을 찾기 위해 공개 수배(?)에 나섰다.

5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7일 오후 5시 31분께 울산 북구 강동번영로 경주 방면 도로에서 발생했다. 정체 구간에서 주행 중이던 SUV 차량이 앞서가던 승용차 3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였다.

당시 업무차 인근을 지나던 울산청 안보수사과 소속 경찰관 5명이 ‘쾅’ 하는 굉음을 듣고 현장을 목격했다. 피해 승용차 중 한 대의 보닛에서는 이미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경찰관들이 즉시 달려가 확인한 결과, 차 안에는 사고 충격으로 의식이 흐릿한 70대 운전자와 고통을 호소하는 60대 동승자가 갇혀 있었다.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은 주변을 향해 “소화기, 소화기!”를 다급히 외치며 찌그러진 문을 열어 부상자들을 갓길로 신속히 대피시켰다.

그때였다. 사고 현장 옆을 지나던 흰색 카니발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한 남성은 소화기를 들고 주저 없이 불타는 차량으로 달려갔다. 그는 침착하게 엔진룸을 향해 소화액을 분사했고, 거세게 타오르던 불길은 이내 잡혔다.

이 남성은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것을 확인하자, 안도하는 경찰관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묵묵히 다시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은 “초기에 진화하지 않았다면 차량 폭발로 이어져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준 그 시민이 아니었다면 끔찍한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경찰청은 이 의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제작해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의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 경찰을 도와 부상자 구조와 교통 통제에 힘을 보탠 또 다른 40대 시민에게는 북부경찰서장 감사장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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