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비용절감 주목…‘하얀 코끼리’ 없을 듯”
■스포츠 산업·마케팅 전문가 박성배 한양대 교수
새로 짓는 경기장 2곳뿐, 지출 줄여
일부 남녀 금메달 수 같게 ‘성평등’
파리올림픽땐 삼성 스마트폰 ‘셀피’
후원 기업 체험형 마케팅 대세로
밀라노, 인근 토리노와 협력 안한건 흠
‘전주 올림픽’ 유치, 타지역 시설 활용을
수정 2026-02-06 09:06
입력 2026-02-06 07:00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경기장 등 시설의 90% 이상이 기존 시설을 재활용해 구축됩니다. 또 금메달을 폐기물에서 회수한 금속을 주조해 만드는 등 친환경 노력이 돋보입니다.”
박성배(사진)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친환경 비용절감 정책이 성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했다. 박 교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사업 현장평가위원,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심의위원 등을 역임한 스포츠 산업·마케팅 분석 전문가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의 총 예산은 52억 유로(9조 원)이며 이 가운데 35억 유로(6조 원)가 경기장·도로 및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됐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14조 원),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12조 원) 등과 비교하면 지출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박 교수는 “이번에 새로 지은 경기장은 아이스하키 시설 ‘밀라노 산타줄리아 아이스하키 아레나’,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시설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 등 두 곳뿐”이라며 “올림픽 등 주요 행사를 치르기 위해 새로 지었다가 행사 종료 후 제대로 활용되지 않으면서 유지˙관리 비용만 들어가는 이른바 ‘하얀 코끼리’의 현상이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얀 코끼리는 태국의 고대 왕국이 신성한 코끼리를 유지·관리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썼다가 결국 파산하게 됐다는 신화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박 교수는 이번 올림픽이 성 평등 대회로 이정표를 남길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최초의 여성·아프리카 대륙 출신인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의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크로스컨트리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크로스컨트리는 스키를 타고 평지·오르막 지형이 섞인 구간을 달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종목이다. 이번 대회의 크로스컨트리는 총 12개의 금메달 중 남성과 여성 경기의 금메달 수가 각각 6개로 동일하게 배정된 가운데 최장 거리도 역대 동계올림픽 최초로 50㎞로 통일됐다. 박 교수는 “기존에는 신체적 차이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남성 경기의 메달 수가 더 많고 최장거리가 여성 경기(30㎞)보다 더 길었으나 이번 대회는 남성 경기와 여성 경기의 조건이 같다”면서 “여전히 스피드스케이팅 등 일부 종목은 남성 경기와 여성 경기의 차이가 있지만, 국가·성별 등의 조건에 따라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원칙인 ‘구조적 형평성’ 구현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하계올림픽은 육상·복싱 등 근력을 많이 사용하는 종목이 많지만, 동계올림픽은 그렇지 않다”며 “파리 올림픽 당시처럼 성전환 선수의 여성종목 출전 등으로 인한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삼성전자 등 주요 후원 기업의 ‘체험형 마케팅’ 활동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대회에서 갤럭시S25 울트라를 활용한 개막식 생중계,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통역 소통 지원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글로벌 주류 기업 앤하이저-부시 인베브는 무(無)알코올 맥주 마케팅 등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교수는 “파리 올림픽 당시에 시상대에 선 선수들이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가 주목받았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후원 기업의 브랜드 경험 마케팅 전략이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는 이탈리아 북부의 대도시인 밀라노와 알프스산맥 자락의 소도시 코르티나담페초가 함께 개최한다. 일각에서는 밀라노가 2006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토리노와 협력했다면 더욱 효율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했지만, 두 도시 간 라이벌 관계가 경기장 구축 비용 증대 등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이번 사례를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에 참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전주에 부족한 경기장, 숙박시설 등 인프라를 새로 짓는 것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최근 올림픽 추세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며 “올림픽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염병·테러 위협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정적인 대회 개최 역량이 유치 성공을 좌우할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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