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에 매물 늘어…송파 3억 하락 거래도
[서울 집값 상승폭 둔화]
비강남권·외곽으로 실수요 이동
관악·영등포·용인 수지 오름폭 커
서울 매물 1.9% 증가…급매 출회
잠실 트리지움 114㎡ 호가 1억↓
“집값 하락 반전할지는 지켜봐야”
수정 2026-02-05 23:52
입력 2026-02-05 17:36
공급 부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52주 연속으로 이어진 가운데 이달 들어 상승폭이 소폭 둔화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거듭 천명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밝히면서 호가를 낮춘 절세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악구와 영등포구 등 일부 실거주 지역에서는 여전히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동안 ‘매물 절벽’에 시달리던 시장에 수천만 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나오면서 집값 상승폭을 줄였다. 일부 지역에서 ‘억 단위’로 가격이 낮아진 실거래가 포착되고 있어 1년째 이어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흐름이 꺾일지 주목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57% 상승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영등포·성북구(0.41%)와 강서구(0.40%) 등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강남과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키 맞추기’ 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지역에서는 용인 수지구(0.59%)와 안양 동안구·성남 수정구(0.48%), 성남 분당구(0.40%) 등에서 크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째 계속 오르고 있지만 매물 잠금 현상은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계약분까지 인정하고 잔금 기한도 지역에 따라 3~6개월 연장해주기로 하면서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4~5일 이틀 간 서울에서 매물이 1.9%(1153건) 증가했다. 호가를 낮춘 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59㎡ 고층 매물은 직전 실거래가보다 7500만 원 낮은 가격인 30억2000만 원에 나왔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 114㎡도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 원 낮은 37억 원에 매물이 등장했다. 송파구는 이날 기준으로 3일 대비 매물 증가율이 4.4%로 172건 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다 매물 증가율을 보였다.
두 번째로 매물이 많이 늘어난 지역은 성동구로 이틀전보다 4.1%(55건) 늘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84㎡도 실거래가보다 5000만 원 낮은 23억 8000만 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성동구 A중개업소 대표는 “송파구와 성동구는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한 곳들”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뿐 아니라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강화 등 세금제도 개편안에 미리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던 아파트 실거래가도 주춤하다.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8단지’ 전용 59㎡ 매물은 지난해 12월 최고가 대비 3.1억원(18%) 하락한 13억725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23년 10억 원대에서 지속 상승하다가 최근 들어 가격이 꺾였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단지에서는 전용 66㎡가 지난해 11월 가격 대비 1억5000만 원(6%) 내린 22억 6000만 원에 팔렸다. 중저가 아파트가 비교적 많은 서대문·강북구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서대문구 ‘유원하나’ 전용 82㎡ 매물은 약 두 달 만에 11% 하락한 5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53㎡는 지난해 12월 7억5494만 원에서 이달 2일 5000만 원(7%) 내린 7억 원에 거래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잔금 기한 연장 등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급매가 더 출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금 가중 부담 우려 등으로 강남권 중심 매물 출회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중저가 지역 과 경기도 비규제지역 중심 실수요 유입은 여전히 키맞추기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상승률 둔화를 넘어 가격이 하락 반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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