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형마트 460곳 새벽배송 채비…쿠팡과 ‘같은 운동장’서 붙는다
■13년만에 마트 규제 완화 추진
당정청 실무협의 열어 법개정 논의
통과땐 심야 반출·배송 가능해져
온라인에 밀린 마트 ‘반등 모멘텀’
3사 물류거점 합치면 쿠팡 추월
“의무휴업 규제도 단계적 해소돼야”
수정 2026-02-06 10:39
입력 2026-02-05 17:51
대형마트 새벽배송 드디어 허용! 자영업자들은 왜 분노하는 걸까?
정부와 여당이 13년 만에 대형마트 규제 완화 검토에 착수하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반색하고 나섰다. 규제 완화 시 대형마트 3사가 보유한 전국의 약 460개 점포에서 당장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서 규제 사각지대에서 독주하던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형마트 업계는 그동안 휴일 영업금지 및 심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의 직격탄을 맞아 업황이 위축돼왔다.
5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트레이더스 포함), 롯데마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포함) 등 대형마트 3사가 전국에 보유한 점포는 총 67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들어온 주문을 접수해 제품을 선별하고 배송하는 기능을 하는 점포는 69%에 달하는 460여 곳이다. 업체별로는 이마트 100여 개, 롯데마트 70여 개, 홈플러스 290여 개 등이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가능하게끔 규제가 완화될 경우 당장 이들 460여 곳을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신선식품 배송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에 쿠팡이 물류창고업으로 등록한 전국 물류 거점이 246개인 점을 고려하면 대형마트 업계가 새벽배송 분야에서 쿠팡의 대항마로 급부상할 수 있는 것이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을 할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 규제 논의가 정체돼 있었던 만큼 비로소 온라인 유통 업체와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전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그간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심야 영업이 제한되고 매월 이틀은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했다.
당·정·청은 이 같은 현행법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 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삽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형마트의 온라인 영업에 한해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이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게 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도 심야 시간에 포장·반출·배송 등의 영업 행위가 가능해진다. 야당 역시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린 것은 환영”이라고 법안 개정 추진 소식을 반기면서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그간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에 발이 묶이면서 위축됐던 대형마트 업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의 유통 업태별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전체 유통 업체 매출에서 2021년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였으나 지난해 9.8%로 쪼그라들며 사상 처음으로 10% 선이 무너졌다. 마지노선이 무너지며 벼랑 끝에 몰린 대형마트가 이번 규제 완화를 기점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향후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비중이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마트에도 새벽배송을 허용해 건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용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그간 대형마트에 적용된 강한 규제가 역설적으로 e커머스 기업들이 시장에 안착하는 토양이 됐던 만큼 이제는 낡은 규제 체계를 재정비해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위적인 억제보다는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사들이 물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는 이번 새벽배송 규제 완화를 계기로 핵심 규제인 의무휴업까지 단계적으로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의무휴업 규제가 쿠팡 등 플랫폼 대기업에만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던 만큼 해당 규제가 완화될 경우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집객력을 회복하며 확실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의무휴업 등 핵심 규제는 중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보호 논리와 맞물려 있는 등 여전히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첫걸음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지만 중소 유통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며 “새벽배송 허용은 1단계에 불과하고 의무휴업까지 논의가 확장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신중한 입장이다. 이날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새벽배송이나 대형마트 심야 영업 허용 논의가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우려가 큰 만큼 상생 방안을 병행해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의무휴업 규제 완화에 대해선 한발 물러섰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드디어 허용! 자영업자들은 왜 분노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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