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탐사 실패해도 빚 90% 탕감…희토류 17종 모두 정부가 수급 관리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
■공기업 해외 광물개발 재개
특별융자 예산 675억으로 늘리고
2500억 공급망 안정화 펀드 조성
대체·저감·재활용 기술 자립 추진
2030년 재자원화율 20%까지 확대
수정 2026-02-05 23:41
입력 2026-02-05 17:53
이재명 정부가 진보 정권에서 터부시됐던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핵심 광물 공급망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중국이 최근 3년 새 실시한 핵심 광물 수출통제는 2023년 3건, 2024년 1건, 2025년 2건 등 총 6건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전격 회동하면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통제가 유예되기는 했지만 이 기간 역시 1년에 불과하다. 미중 간 희토류 및 관세 전쟁이 언제든 재점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공급망 위기가 촉발되기 전에 방어벽을 빠르게 쌓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간 국내 핵심 광물 위기 대응은 일부 필수 품목 비축에만 머물러 있던 것이 현실이다. 직접적으로 핵심 광물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자원개발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 실패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지난해 8월 작성한 ‘2024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신규로 진행된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단 7건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71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토막이 났다. 그마저도 공기업의 신규 사업은 없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을 통해 공공 부문 주도 자원 개발이 사실상 종료되고 그나마 진행되던 사업들도 청산되면서 2011년 236개까지 치솟았던 진행 사업은 2024년 116개로 쪼그라들었다. 2024년 기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진행 중인 사업 14건 중 10대 전략 핵심 광물과 관련된 사업은 3건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광해광업공단의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공단법을 개정해 공단에 프로젝트 종합 관리 기능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공단이 전면에 나서 정부 간 협력 채널을 가동하고 프로젝트를 종합 관리하면서 민간 업계가 안심하고 해외자원개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민간의 해외자원개발 사업도 적극 지원한다. 실제로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특별 융자 규모를 지난해 390억 원에서 올해 675억 원으로 73.1% 확대했다. 정부는 현재 50%인 융자율 또한 70%로 20%포인트 더 확대할 계획이다. 탐사 실패 시 융자금 감면율도 80%에서 90%로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또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기금이나 수출입은행의 투자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투자 지원 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공급망기금의 투자금 회수 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2배 확대하고 풋옵션 조건을 원금 및 수익에서 원금으로 완화하는 식이다. 2500억 원 규모의 핵심 광물·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펀드를 통한 희토류 관련 해외자원개발도 지원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 부문에서 100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희토류 수급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먼저 정부는 현재 희토류 중 사마륨·디스프로슘·스칸듐·이트륨 등 7종만 지정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상 핵심 광물을 희토류 17종 모두로 확대하기로 했다. 법정 핵심 광물로 지정될 경우 관련한 국내외 기반 확충 산업 및 기술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현재는 세륨족·토륨족 등으로 광범위하게 분류된 수출입코드(HS코드)를 희토류 원소별로 세분화하고 2027년까지 희소금속센터 종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네오디뮴에 한정된 전주기 공급망 분석도 희토류 전체로 넓힌다.
정부는 동시에 국내 재자원화 산업을 키워 공급망을 자국으로 내재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폐촉매·폐배터리 등에서 희토류를 추출해 다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38억 원을 들여 희토류 재자원화 기업의 시설 및 장비 투자를 지원하고 2030년까지 10대 전략 핵심 광물 재자원화율을 2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외에 정부는 2027년부터 희토류 대체·저감·재활용 등 3대 대형 연구개발(R&D)에 과제당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희토류 정·제련 및 재자원화 기술 자립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산업이 발달해 있지만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소비국으로서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우리 국가 경쟁력은 산업 자원 안보에 달려 있고 안정적 희토류 공급망 관리에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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