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첩보 누아르에 애틋한 멜로까지…류승완의 묵직한 휴머니즘

[리뷰] 영화 ‘휴민트’

북한·국정원·마약 전형적 소재지만

특유의 액션·절제된 사랑 어우러져

영화 끝난 뒤에도 깊은 여운 맴돌아

수정 2026-02-06 16:36

입력 2026-02-05 17:57

지면 27면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채선화(신세경)와 박건(박정민). 사진 제공=NEW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채선화(신세경)와 박건(박정민). 사진 제공=NEW

마약, 북한 그리고 국정원. 한국형 첩보 누아르 액션의 전형적인 소재다. 류승완 감독이 가장 잘 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 ‘휴민트’는 이 모든 소재에 멜로를 가미해 장르를 변주하고 신뢰, 사랑 그리고 인간다움을 투영해 휴머니즘을 극대화했다. 류 감독이 처음으로 멜로 라인을 전면에 배치하며 인간에 대한 깊이 있고 묵직한 서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

영화는 동남아시아에서 벌어진 국제 범죄를 추적하던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조인성)이 자신의 휴민트(정보원)를 잃은 후 자괴감에 빠져 지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또 다른 휴민트 채선화(신세경)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이후 채선화의 전 연인인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이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면서 둘은 뜻밖의 재회를 한다. 박건은 채선화와 조 과장의 관계를 비롯해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진실을 알게 된 뒤 갈등하고 그의 선택은 극의 밀도와 긴장감을 끌어올려 첩보물이라는 장르를 완성해 낸다.

영화는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다양해진 액션이 볼 만하다. 조인성은 국정원에서 훈련된 요원답게 능숙하게 총기를 다루고, 긴 팔다리를 활용해 시원한 액션을 완성했다. 박정민은 등장부터 강렬하다. 어둠 속에서 다트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
영화 ‘휴민트’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

영화의 백미는 채선화와 박건의 애틋하고 절절한 멜로다. 삶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만드는 본능 중 하나인 사랑도 국가를 위해 포기해야 하고, 개인이 행복을 추구할 자유조차 박탈당한 이들은 관객들에게 가슴 깊이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애절하지만 절제된 사랑이 클래식한 미장센에 펼쳐지며 고혹적인 첩보 멜로 장르의 미학을 살려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사랑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일 것이다. 그래서 “살고 싶다. 어떻게 살 방법이 없겠습니까”라는 박건의 대사가 전하는 묵직한 울림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떨치기 어렵다. 15세 이상, 119분, 11일 개봉.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