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열리는 새벽배송, 유통혁신 마중물 되기를
수정 2026-02-05 18:33
입력 2026-02-06 00:05
국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서비스가 규제에 묶인 지 13년 만에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4일 실무 협의회를 갖고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논의했다. 오전 0시부터 10시까지 대형마트, 준대규모점포(기업형슈퍼마켓 등)의 영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 규제 적용 범위에서 ‘전자상거래’를 예외로 해주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에 대한 영업시간 규제는 19대 국회 때 입법으로 시작됐다. 핵심은 새벽 배송 금지, 의무휴업일 도입으로 추진 명분은 시장 상인을 비롯한 소상공인 보호였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았다. 더구나 영업시간 규제는 오프라인 점포에만 적용되는 한계 탓에 관련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그 빈틈을 노린 미국계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2015년부터 새벽 배송을 본격화해 지난해 매출 41조 원대 공룡으로 급성장했다. 규제로 역차별받은 토종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속절없이 매출 내리막길을 걸었다. 물론 그동안 제도 개선 시도도 있었다. 2023년 정부는 새벽 배송 금지를 비롯한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도 발의됐으나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입법은 “전통시장이나 재래시장이 다 죽는다”며 반대하는 김성환 민주당 의원(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에 의해 좌초됐다.
이번 제도 개선 논의는 쿠팡 경영진이 지난해 11월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오만한 태도를 보인 것이 촉발한 측면이 있다. 그래도 민주당이 새벽 배송 규제를 풀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새벽 배송 문제만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와 출점제한 조항도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실효성을 낼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토종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사업다각화 및 온·오프라인 서비스 융합을 발목 잡고 있는 대규모유통업법 대수술도 검토해야 한다. 당정청이 기왕 제도를 개선하겠다면 보다 과감한 규제 혁파로 ‘한국판 월마트 탄생’ 같은 유통산업 혁신을 이끌어내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드디어 허용! 자영업자들은 왜 분노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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