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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율주행의 골든타임

김태영 테크성장부 기자

입력 2026-02-05 18:08

지면 30면

“미국·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성인 수준이라면 우리는 초등학생이라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올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뒤처지겠더군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 출장을 마치고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체감한 소회를 쏟아냈다. 추가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한 설명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장관의 이런 모습은 의외였다. 이번에야말로 자율주행 산업을 제대로 밀어줘야 한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혔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웨이모와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미국과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일찌감치 상용화에 성공해 일상의 일부가 됐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은 실질적으로 레벨3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레벨3~4 자율주행이 여전히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앞으로 2~3년이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가 해외 기업에 대항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곧 결판날 것이라는 의미다.

그동안 국내 자율주행 기술은 과도한 규제, 자본력의 한계로 해외 수준을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번에는 다르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상용화 지원에 초점을 맞춘 자율주행 산업 경쟁력 제고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광주광역시 전체를 자율주행 실증 무대로 만들 계획이다. 민간의 움직임은 더 절박하다. 이재웅 쏘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타다 사태’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이 대표적이다. 혁신의 무덤이라 불리던 택시 업계마저 카카오모빌리티·현대자동차 등 기업과 협력해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중차대한 시기에 정부와 민간이 모처럼 같은 마음으로 달려나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민간·학계는 물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차 등 각 분야가 협력해 2027년 상용화라는 목표를 이뤄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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