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용산기지 1급 발암물질, 지하수 따라 한강으로”
김용호 서울시의원 ‘용산미군기지 오염확산 방지 정책토론회’ 개최
정승우 교수 “주거지 지하수서 1급발암물질 발견, 정밀진단 필요”
수정 2026-02-05 18:09
입력 2026-02-05 18:09
2022년 반환된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 시작된 기름덩어리와 오염수가 땅속으로 이동해 한강으로 유입되고 있어 전면적인 조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김용호 서울시의원(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 주관으로 4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용산 미군기지 오염 확산 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용산의 지형적 특성상 고지대에서 시작된 오염은 낮은 곳을 스며들기 마련”이라며 “아태원과 서빙고를 비롯해 한남, 이촌, 한강로, 남영에 이르기까지 주거지역까지 범위를 확대한 정밀 재조사를 통해 주민 생활권 전반에 걸친 선제적 안전 점검에 나서기 위해 토론회를 주관했다”고 밝혔다.
토론회 발제에 나선 정승우 국립군산대 교수(환경공학과)는 “2001년 녹사평역 유류오염 최초 발견 이후 미군기지 주변의 주거·상업 지역의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젠 등 1급 발암물질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 주장의 핵심은 2001년 녹사평역에서 발견된 11m 두께 기름층에 오염된 지하수 확산대가 용산 미군기지 주변 주거·상가지역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고, 대규모 복합 주거·상업지역 개발이 한창인 유엔사부지로도 유입됐을 수 있다는 것.
2019년 미군기지에서 500m 떨어진 호텔의 지하수에서 벤젠이 발견된 것이나, 2025년 3월 유엔사부지 북쪽의 관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가 검출된 게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가 소개한 ‘기름덩어리(NAPL)와 오염지하수 이동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오염지하수는 17년 동안 최저 40m에서 최대 200m를 이동한다. 오염원에 포함된 발암물질은 가스 형태로 건물의 틈과 배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와 주민의 안전을 해칠 위험성이 있다는 게 2024년 미국내 한 공군기지 사례에서 드러났다.
정 교수는 “용산 주택가 8개동에 설치한 16개 관정을 통한 지하수 모니터링 등 현행 조사방법으로는 정밀한 실태 파악이 어렵다”며 “충분한 조사비용을 투입해 오염지하수의 이동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민철 국제환경정책연구원 원장도 “오염 확산 방지를 위해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를 퍼내는 과정에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30m 깊이의 암반 밑 지하수까지 오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용산 미군기지 주변의 땅과 지하수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헌영 서울시 물순환안전국 수변감성도시과장은 “현재 시행 중인 지하수 정화용역 사업에서 추가 관측정의 설치가 가능하고, 2025년 11월16일 조사에서는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던 관정에서 불검출됐다”면서도 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또한 용산구가 지역구인 권영세 국회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는 용산 주민들의 건강권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시급한 과제다”며 “오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확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이후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김용호 서울시의원은 “과거 미군기지 주둔으로 국가안보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용산에는 지금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라는 아픈 흔적만이 남아있다”면서 “주거지역까지 범위를 확대한 정밀 재조사를 통해 결과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오염수의 이동을 막는 실질적인 차단벽을 구축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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