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 군축협정 연장 못해…北 뛰어들까 우려
15년 만에 종료 후 논의 없어
“핵무기 재확장 장애물 없어져”
미국, 중국 참여 등 다자 협상 제안
중국, “미국과 동등하지 않아”
입력 2026-02-05 23:44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 유일한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15년 만에 연장 노력 없이 종료됐다. 국제사회는 핵무장의 ‘기준점’을 누를 수단이 사라지면서 두 나라는 물론 중국과 북한이 이 틈을 타 핵무장에 속도를 낼지 우려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스타트는 이날 오전 9시(그리니치 표준시 자정)를 기점으로 종료됐다.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실전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1550개로 제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ICBM과 SLBM·전략폭격기의 배치도 700개로 제한했다.
당초 효력 기간이 10년이었으나 2021년 양국이 5년 연장해 2026년 2월 4일까지 유지됐다. 그러나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결국 이번에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전신이 됐던 조약까지 포함하면 54년 이어진 억제 장치가 풀린 셈이다.
미국과 러시아 간 핵군축의 제도적 공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뉴스타트와 관련해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고 더 나은 합의를 할 것”이라며 “플레이어 몇 명을 더 끌어들일 것”이라고 했다. 기존 양자 협정을 넘어 다자 틀의 구상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새로운 군축 협정 체결까지의 여정은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중국의 협정 참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영국과 프랑스까지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미국의 핵 전력은 전혀 동등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현 단계에서 군축 협상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핵 억제력은 물론 협상 카드로서 핵이 가지는 효용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핵무기고를 더욱 늘리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미국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는 군비 통제 및 비확산 센터는 “이제는 러시아와 미국 모두 핵무기 재확장에 장애물이 없어졌으며 우리는 또다시 냉전 시대를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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