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답답함, ‘사이다’는 시원함을 의미…국립국어원 “시대에 따라 의미 변해”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 결과
세대와 지역, 사회 환경 따라 차이도
입력 2026-02-06 01:31
‘고구마’는 ‘답답함’을, 반대로 ‘사이다’는 ‘시원함’을 각각 가리키는 등 우리 말의 의미는 계속 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의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의미)’에 따르며 ‘고구마’와 ‘사이다’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본래 의미 외에 다른 뜻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구마’를 ‘답답한 상황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6.8%, ‘사이다’를 ‘답답한 상황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71.5%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두 표현 모두 20대에서 새로운 의미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차이는 거주 지역에 따라서도 확인됐다. ‘고구마’를 다른 뜻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전국 평균 50.5%였으나, 전라권은 33.9%로 현저히 낮은 사용률을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른 사용률을 보인 ‘사이다’와 대비되는 결과이다. 전라권에서 ‘고구마’의 방언형으로 ‘감자’를 사용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역적 언어 환경에 따라 새로운 의미의 수용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감성’은 원래 ‘인간이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최근에는 대상의 분위기를 평가하는 표현으로 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감성’을 ‘감성 카페’ 등 ‘특정 대상이 풍기는 특별한 분위기나 느낌’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70.2%로 나타났는데, 새로운 의미가 일상어로서 상당 부분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제주권을 비롯한 강원권·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성’ 관련 표현이 일상화되면서, 새로운 의미가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경향은 ‘맛집’에서도 나타났는데, 제주에 거주하는 40~60대의 경우 다른 지역 거주민에 비해 ‘맛집’을 새로운 의미(좋은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가게, 수준이 높은 것)로 더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들이 본래 의미를 넘어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전국 만 15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개인의 강한 만족감이나 인상적인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 부정적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는 양상도 확인됐다. ‘미치다’를 ‘사람이나 사물, 현상 따위가 아주 대단하고 훌륭하다’라는 의미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부정적 의미와는 다른 용법이 상당 수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긍정적 의도를 극대화하는 표현 방식으로,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표현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시대가 변하면서 일상 속 단어의 의미도 함께 변하며, 이러한 변화 양상은 세대·지역·사회적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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