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퇴직연금 운용주체·방식이 관건…국민연금 참여 가능성은 열어둬

■기금형 퇴직연금 전면도입

계약형도 병행해 선택권 보장

기금형은 확정기여형에만 도입

금융권·공공기관·연합법인 등

수탁법인 주체 3가지 형태 제시

입력 2026-02-06 18:00

지면 5면
김영훈(앞줄 왼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다섯 번째)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앞줄 왼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다섯 번째)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와 경영계·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는 배경은 그간 퇴직연금이 원리금 보장에 치중하면서 연 2%대라는 쥐꼬리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다. 다만 국회에서 한정애·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퇴직연금 기금화 관련 법안을 발의한 후에도 1년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바 있어 향후 운용 주체와 방식을 어떻게 결정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6일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노사정은 향후 퇴직연금 제도에 기금형 운용 방식을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2005년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후 21년 만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전문적인 투자 역량을 갖춘 수탁 법인이 근로자의 퇴직금을 통합 운용하고 그 수익을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최근 10년(2015~2024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34%로 같은 기간 평균 임금 상승률(3.47%)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기금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노사정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관련해 두 가지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우선 하나의 사업장에서 계약형과 기금형을 동시에 도입한 뒤 선택권을 가입자인 근로자에게 부여하기로 했다. 기존 계약형을 통해 퇴직연금을 운용했던 근로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스스로 고르면 된다. 아울러 기금형 퇴직연금은 확정기여(DC)형에만 적용한다. DC형은 회사가 납입할 부담금(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은 정해져 있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수익률에 따라 퇴직금 액수가 변동되는 방식이다.

노사정은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될 시 수탁 법인을 운용할 주체를 세 가지 형태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은행·증권·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가 별도의 수탁 법인을 설립하고 불특정 다수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이다.

두 번째는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이다. ‘푸른씨앗’으로 잘 알려진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이 대표적이다. 노사정은 푸른씨앗의 가입 대상을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기금형 퇴직연금의 운용 주체로 거론됐던 국민연금공단이 추후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의 형태로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단서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복수의 특정 사용자가 연합해 별도의 공동 수탁 법인을 설립하고 그 수탁 법인을 통해 소속 근로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연합형 기금이다.

다만 기금형 퇴직연금 특성상 운용 주체와 운용 방법 등 각론을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계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협의와 국회 입법 과정을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였다. 특히 기금형의 도입 취지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인 만큼 수탁 법인이 운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약을 최소화하면서 지배구조를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각계별로 선호하는 형태가 다르고 발의된 관련 법안마다 운영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운영 형태를 제시했다고 보면 된다”며 “향후 입법화 과정과 시행 등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입장문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대해 “노동자 선택권이 확대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제도 설계와 운영 전반에서 노동자의 실질적인 참여와 통제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