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든데이 13·16·19·21일…이번에도 믿는다, 쇼트트랙
■태극전사, 8년만에 ‘톱10’ 복귀 도전
男1000m·女1500m 등 기대 커져
역대 금메달 33개 중 26개 책임져
최민정은 단일 종목 첫 3연패 도전
스노보드 이상호·최가온도 유망주
입력 2026-02-06 18:29
태극전사들이 4년 만에 돌아온 지구촌 겨울 스포츠 축제에서 금 사냥에 나선다.
7일(한국 시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한 가운데 ‘팀 코리아’는 8년 만의 종합 순위 10위 내 복귀에 도전한다.
한국은 피겨 김연아·스피드스케이팅(빙속) 이상화 등으로 대표되는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6개 등으로 5위 신화를 썼고 2014 소치 13위(금 3개) 다음 안방에서 치른 2018 평창에서 금메달 5개로 7위를 했다. 2022 베이징 성적은 금메달 2개로 14위.
대한체육회는 최소 금메달 3개면 톱10 복귀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개는 보수적인 전망치여서 대회 초반부터 선수단 전체 흐름이 탄력을 받고 선수들이 경기 당일 컨디션을 최고조로 유지할 수 있다면 금메달 5개나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수경 한국선수단장은 “최근 여러 종목에서 경기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금메달 4~5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팀 코리아의 ‘K 골든 데이’는 13·16·19·21일이다. 모두 ‘효자 종목’ 쇼트트랙 경기일이다.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획득한 전체 33개 금메달 가운데 26개나 책임진 금밭이다. 비율로 따지면 무려 78.8%다.
13일 남자 1000m와 16일 여자 1000m, 19일 여자 3000m 계주, 21일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15일 있을 남자 1500m도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 믿고 보는 쇼트트랙만 믿음에 부흥해도 ‘밴쿠버급 신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열아홉 살의 고교 졸업반 임종언이 월드 클래스로 성장했고, 여자부에는 2023~2024시즌 종합 우승의 김길리와 올림픽 금메달 3개의 최민정이 버티고 있다.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에서 여자 1500m를 연속 제패한 최민정은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단일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21일 오전 5시 30분께 대망의 결선이 펼쳐진다. 최민정이 금메달 하나만 더 보태면 전이경, 왕멍(중국)이 보유한 여자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4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0일 혼성 2000m 계주에서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일찌감치 세울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강국이지만 워낙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 불안 요소도 있다. 빙속처럼 자기 플레이만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상대를 견제해야 하고 보이지 않게 술수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예기치 못한 충돌이나 상대 작전에 말려들 경우 좋은 성적을 자신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멀쩡히 1등으로 들어왔는데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다며 실격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과거 한국 쇼트트랙의 비책으로 주목 받았던 ‘날 들이밀기’ ‘호리병 주법(인코스로 달리다 바깥쪽으로 빠지기)’ 등은 이미 경쟁국들에게도 익숙해진 지 오래다. 지난해 말 끝난 올림픽 예선 겸 1~4차 월드 투어에서 한국은 금 9, 은 6, 동메달 4개를 따냈지만 종합 우승자에게 주는 MVP 격의 크리스털 트로피는 남녀 모두 캐나다 선수(윌리엄 단지누, 코트니 사로)에게 뺏겼다. 현재 남녀 세계 랭킹 1위가 단지누와 사로다. 남자 대표팀은 한국에서 귀화한 린샤오쥔(중국)과의 대결도 부담스럽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과거 ‘짬짜미’ 등 파벌 논란으로 오랫동안 홍역을 앓았던 만큼 단합된 모습으로 계주 등에서 ‘원팀’을 보여주는 것도 과제다. 2018 평창 대회 때 심석희가 최민정을 고의 충돌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불거져 둘 사이가 틀어졌던 적이 있고, 남자부 황대헌은 2023~2024시즌에 라이벌 선수에게 잇따라 반칙을 범해 ‘팀킬’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빙속은 22일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할 정재원이 간판이다. 2018 평창(팀 추월 은), 2022 베이징(매스스타트 은)에 이은 세 번째 올림픽이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때 마지막 한 바퀴에 12위에서 2위로 올라선 저력이 돋보인다.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남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이채운과 최가온,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의 유승은 등이 메달 기대주다. 특히 열여덟 살 최가온은 이번 시즌 세 차례 출전한 월드컵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클로이 김(미국) 시대’를 끝낼 준비를 마쳤다.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클로이 김은 부상 탓에 완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은 8일 밤에 나올 확률이 높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의 이상호다. 8년 전 평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2위)을 딴 그는 최근 슬로베니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손가락 두 마디 차이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충전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올림픽 금메달도 따지 말란 법 없다. 한국은 역대 동·하계 올림픽에서 총 399개 메달을 쌓았다. 이상호가 400번째 메달리스트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가져갈 유력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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