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추월 앞둔 韓 ETF 시장…제도 변화가 더 키운다
블룸버그 “5월 대만 시장 추월할 것”
신규 자금 유입이 시장 팽창 이끌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2분기 출시
커버드콜·액티브 ETF도 다양화
입력 2026-02-08 06:27
최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팽창 속도가 눈에 띕니다. 한국 ETF 순자산(AUM)이 이르면 5월 대만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단순한 증시 반등을 넘어선 구조적인 자금 유입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ETF가 개인투자자의 핵심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외형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이처럼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국내 ETF 시장의 구조를 짚어보고, 여기에 더해 ETF 시장의 외형을 한 단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제도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봅니다.
개인 기본 투자 수단된 ETF, AUM 1달 만에 50조 증가
8일 ETF체크에 따르면 이달 3일 국내 ETF 시장 총 AUM은 350조 9018억 원으로 300조 원을 돌파한 지 한달 여만에 50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한국 ETF 운용자산이 이르면 5월께 대만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후 한국 ETF 시장에는 주간 평균 12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 됐습니다. 같은 기간 대만 ETF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주간 평균 3억 달러 남짓에 그쳤습니다. 그 결과 양국 간 ETF 자산 격차는 110억 달러, 약 16조 원 수준까지 빠르게 좁혀졌습니다.
레베카 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5월 ETF AUM 기준으로 대만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추가로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부 주도의 시장 활성화 정책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신규 자금 유입이 눈에 띕니다. 올해 한국 ETF 자산 증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은 시장 가격 상승이 아닌 신규 자본 유입에 의해 발생했습니다. 이는 한국 ETF 시장이 지수 상승 효과에 더해 투자자 선택에 의해 외형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TF가 단순한 보조 상품이 아니라, 자금이 머무는 주된 그릇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개인투자자의 투자 방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개별 종목보다 ETF를 통해 시장과 섹터에 접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ETF는 점차 ‘대안 투자 수단’이 아닌 기본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시장 팽창 가속화할까
ETF 시장 팽창을 가속화할 만한 제도적 변화도 예정돼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제한해 왔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시행령과 규정 개정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우량 단일 종목의 수익률을 최대 2배까지 추종하는 ETF와 ETN이 이르면 2분기부터 국내 시장에 등장할 전망입니다.
그동안 ETF는 분산투자 요건에 묶여 단일 종목 상품 출시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이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보편화돼 있고, 국내 투자자들 역시 해외 상장 상품을 통해 유사한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제도 개편은 이러한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운용사들도 제도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유동성과 시가총액, 시장 대표성을 감안할 때 반도체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가장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죠.
ETF 시장 팽창을 뒷받침할 제도 변화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에 그치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은 국내 자산을 기초로 한 커버드콜 ETF가 보다 다양하게 출시될 수 있도록 관련 옵션 시장도 손질할 계획입니다. 현재 국내 커버드콜 ETF 상당수가 미국 자산을 기초로 삼고 있는 것은 국내 지수·주식 옵션의 대상과 만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를 기초로 한 위클리 옵션의 만기를 확대하고, 개별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옵션 상품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국내 자산을 활용한 배당형·인컴형 ETF 개발 여건이 개선되면서 전략형·현금흐름형 상품으로도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수 연동 요건에 얽매이지 않는 완전한 액티브 ETF 도입 역시 시장 확장의 또 다른 축입니다. 현재는 액티브 ETF라 하더라도 기초지수와 일정 수준 이상의 상관관계를 유지해야 했지만 제도 개편 이후에는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보다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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