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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약속 무효면 조합가입 취소?… 대법 “분담금 계속 냈다면 불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수정 2026-02-08 09:03

입력 2026-02-08 09:00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지역주택조합의 환불 약정이 총회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하더라도 조합원이 계약무효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24일 A씨가 대전의 한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4월 지역주택조합과 가입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당시 조합은 A씨에게 ‘2021년 12월 31일까지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기납부금 전액을 환불한다’는 내용의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했다. A씨는 이를 믿고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 340만 원을 분담금으로 납부했다.

그러나 A씨는 환불보장약정이 조합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서 무효라고 주장하며 부당이익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환불 약정이 유효하다고 믿고 계약을 체결한 것은 계약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에 해당하고 그 착오에 A씨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역조합이 A씨에게 분담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신의성실 원칙 위반 여부 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착오취소를 인정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했다. 환불 약정이 무효인 것은 맞지만 전체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조합 측이 환불 약정에서 정한 설립 인가 기한보다 앞선 2021년 10월 말에 이미 설립 인가를 받아 환불을 해줘야 할 조건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 A씨가 조합 설립 인가가 난 이후인 2021년 11월에도 3840만 원을 추가로 납부하는 등 계약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여 환불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 유지를 원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주택건설사업은 성패에 따라 다수 조합원의 주거 마련 여부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공공성을 띠는데 특정 조합원이 이탈해 남은 조합원들이 그 부담을 떠안는 것은 형평과 정의 관념에 비춰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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