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 日, 전쟁 가능한 나라 문 열었다
‘전후 체제 종언’ 선언과도 같아
헌법 개정 의석 수 충분히 확보해
미일 동맹 강화…中 갈등은 심화
韓, 공급망 교란·투자 압박 등 영향
입력 2026-02-08 20:25
8일 열린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며 일본 평화헌법 개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총선 공약으로 내건 헌법 개정을 위한 의석수인 310석의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NHK의 출구조사 결과 자민당은 465석 중 274~328석, 연합정당 유신회를 포함하면 302∼36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261석을 차지하면 자민당 연합 주도의 법안 가결이 가능하고 310석을 넘기면 헌법 개정을 포함해 야당이 반대한 법안도 재의결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미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을 다음 달까지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로드맵을 확정한 바 있다. 평화헌법 9조에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전력은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자민당과 유신회는 이 조항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3항’을 추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또한 그는 대규모 재해나 무력 공격 시 내각에 입법 권한을 집중시키는 ‘긴급 사태 조항’ 신설도 논의 중이다. 다만 여권이 개헌안 발의선을 확보하더라도 당장 개헌에 착수할 수는 없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참의원에서는 자민당과 유신회 의석수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예정돼 있다.
안보 정책에서도 기존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증액하는 계획을 1년 앞당겨 올 3월부터 시행하고 장거리 미사일 도입 등 ‘반격 능력’을 공식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기에 유신회가 주장하는 미국과 핵 공유 필요성까지 강조하며 전쟁 가능한 일본으로의 회귀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핵 공유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방식처럼 역내 미국 핵무기를 배치하되 최종 사용 권한은 미국이 보유하는 형식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는 ‘비핵 3원칙(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를 유지해왔으나 재검토 가능성이 유력하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공개적으로 미국을 지지하고 중국에 대한 반중 정서를 드러내며 외교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방위비 증액안도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직접 밝혔고 트럼프 역시 선거를 이틀 앞둔 6일 다카이치에 대해 ‘완전하고 전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과의 관계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강경한 우익 성향이 발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출 이후 현 한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이번 선거로 자신감을 찾은 이상 무리한 적대 행보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반면 ‘대중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중국이 군함으로 대만을 침공하면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은 항공편 감축, 방일 여행 자제 권고, 희토류 통제 등으로 보복했다. 일본과 중국 간 갈등이 확산될 경우 한국 역시 공급망 교란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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