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3월 대미투자법 통과되면 美 관세 인상 유예할 듯”

[김정관 장관 기자간담회]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 장벽 이슈 일부 해소 전망도

3500억弗 투자는 “몇 가지 안 두고 미국과 논의 중”

수정 2026-02-10 08:41

입력 2026-02-09 16:30

지면 5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업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업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월에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면 관세 인상을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상 이유로 꼽은 것이 특별법 지연이니 그 이슈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야는 3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는데 법 통과 이후에는 미국 정부도 더 이상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언급한 것이 지난달 27일인데 2주 이상 관보 게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특별법 통과 지연 배경을 설명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미국에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여야 합의에 대해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고도 설명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이 제기하는 쿠팡 조사,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장벽 이슈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은 우리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 대우한다는 미 의회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을 계기로 한국에 아쉬웠던 여러 이슈를 제기하는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본질적 이슈를 해결하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만일 미국 회사가 자국 내 성인의 80%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해외로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한국 정부의 대응을 이해할 수 있지 않냐고 했더니 (미국 측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면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김 장관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1호 프로젝트는 몇 가지 안을 두고 미국과 논의 중”이라며 “프로젝트 발표는 특별법이 제정된 뒤 미국과 합의가 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500억 달러 규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다른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준비가 되고 있으며 이 역시 미국과의 합의를 마치면 적절한 시일 안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리스크가 상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불확실한 상황은 1년 내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양국 간 합의를 단순히 구두로만 한 것이 아닌 만큼 약속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관세 인상 문제도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에도 관세 인상 없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통상 협상과 별개로 ‘안보 패키지’ 협력은 예정대로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최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달 중으로 각 부처를 망라한 팀이 방한한다는 점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루비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상호관세·안보협력 등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이날 ‘한미 관세 협상에서는 다소 문제가 생겼지만 안보 패키지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냐’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안보 패키지는 양국 간 핵추진잠수함 및 원자력·조선 분야 협력으로 구성돼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상호관세 인하(15%)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핵추진잠수함·원자력·조선 등 안보 분야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상호관세를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후 한미 간 안보 합의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현재 정부에서는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이 늦어지는 점을 미국 측이 문제 삼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 장관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그리어 대표가 ‘무역적자 표’를 제시하며 자신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한국이 대미 투자에 합의한 후 진척이 더디고, 비관세장벽과 관련한 추가 합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진전이 없으면 감정 없이 관세를 인상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대단히 잘못된 방법”이라며 반박했지만 그리어 대표는 미국과 여러 국가 간 무역적자 현황이 담긴 표를 꺼내 보이며 “모든 나라와 통상 협상을 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한국이 이해하고 협의에 임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여러 국가와 협상을 해야 하니 사실 그리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한국이 더 빨리 응해달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조 장관은 “국무위원들 사이에서도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USTR과의 협의를 빠르게 진척시키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대북 인도적 사업 17건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과 관련해 조 장관은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루비오 장관이 ‘검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서 거의 그 자리에서 (제재 면제 승인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는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일본 수산물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판단이 우선”이라면서 “국민적 공감에 기초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