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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 더이상 안봐주는 中…새해부터 줄줄이 감방행

1월 1일부터 14~16세도 처벌

전국 각지에서 구금사례 잇따라

잔혹범죄 공분 속 법 개정 단행

개정 ‘지지부진’ 한국과 대비

입력 2026-02-10 07:00

인민일보 캡처
인민일보 캡처

중국에서 올 들어 미성년자 범죄자들이 구금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른바 ‘촉법소년’에 해당됐던 만 14~16세 청소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되면서 적용 사례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는 것인데요. 청소년 잔혹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자 중국이 칼을 빼 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둘러싼 찬반 대립 속 제도 개선에 좀처럼 진척이 나지 않고 있는 한국과도 대비됩니다.

촉법소년 줄줄이 감옥행…“나이는 면죄부 안돼”

9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만 14~16세 미성년자가 구금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네이멍구 자치구에서는 14세 소녀 4명이 학교폭력 혐의로, 광둥성 잔장시에서는 15세 소년 3명이 흉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로 각각 행정구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전날에는 톈진에서 15세와 17세 미성년자 2명이 고급 승용차 10여 대의 창문을 깨고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금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올 1월 1일부터 만 14세 이상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치안관리처벌법을 개정·시행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만 14~16세 미성년자가 법을 위반해도 처벌 대상이 되지 않았고, 만 16~18세 청소년도 초범인 경우에는 대부분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법 위반 정도가 중한 범죄를 저지를 경우 14~16세 청소년도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처벌 연령에 해당하지 않는 더 어린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범죄 유형에 상응하는 의무교육과 교정 조치를 병행하도록 했습니다. 현지 매체 중화망은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특정 대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일부 사람들의 악용으로 변질됐다”면서 “개정된 법 내용을 보면 더 이상 나이는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실판 더글로리’에 뿔난 中…미성년자 체포 27% ‘쑥’

학교폭력에 당국이 미온적 대처를 해 성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엑스
학교폭력에 당국이 미온적 대처를 해 성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엑스

중국이 처벌 수위를 높인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른 청소년 잔혹 범죄 사건이 있습니다. 지난해 쓰촨성에서 벌어진 현실판 ‘더글로리’ 사건이 대표적인데요. 당시 14세 여학생이 13~15세 동급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웨이보에 일파만파 퍼졌는데, 가해자 2명이 ‘청소년 교화 특수학교’에 송치되는 수준으로 사건이 마무리된 사실이 알려지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피해자 라이 양이 오랜 기간 괴롭힘을 당해 왔고, 청각장애인으로 알려진 라이 양의 어머니가 당국에 엄벌을 호소했는데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단 점이 알려지면서 장유시 거리에선 사람들이 쏟아져나와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이보다 앞선 2024년에는 허베이성 한단에서 중학생들이 동급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암매장한 사건까지 발생해 충격을 남겼습니다. 이 같은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특정 대상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일부가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실제 통계에서도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이 드러납니다. 중국 검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체포된 미성년자 범죄 피의자는 6만 5198명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지만, 실제 체포 건수는 3만 4329건으로 27.8% 급증했습니다. 전체 피의자 수는 소폭 감소했으나 구속까지 이어진 중대 사건 비중이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당국이 처벌 장치를 손질한 것도 이같은 동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촉법소년 끊임없는 논란 속 한국은 개정 ‘지지부진’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법무부(대검찰청)·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법무부(대검찰청)·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중국이 미성년자 처벌 수위를 높인 것은 촉법소년 제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는데요. 촉법소년 제도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에게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보호처분만 내리는 제도를 뜻합니다. 하지만 흉악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피한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며 국민적 공분을 사 왔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흉포화하는 가운데 법무부는 2022년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반대 의견으로 실제 법 개정은 보류된 상태입니다. 이어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논의가 재점화된 상태인데요. 당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정리된 입장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촉법소년 연령 하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혀 정부 차원의 검토 작업이 본격화했습니다.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범죄 억지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청소년을 성인 사법으로 끌어가는 정책은 범죄 감소에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연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면서 “촉법 연령을 내려 형사사법 체계에 더 많은 소년을 유입시키는 것은 쉽지만, 그 뒤의 부작용 역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촉법소년 연령을 섣불리 손대기 전에 재범을 어떻게 줄일지부터 먼저 들여다보고 이야기하자”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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