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반부패부 인력 감원…특수 대신 민생 힘주는 檢

공조부와 규모 비슷…“이례적”

여조부 등도 인원 순감 없어

“내부서도 정치 풍파 피하려해”

수정 2026-02-10 10:16

입력 2026-02-09 17:55

지면 23면
연합뉴스
연합뉴스

최근 검찰 중간간부(차장·부장검사), 일반검사(평검사)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권력형 비리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의 검사 인력이 한 자릿수까지 줄었다. 반면 민생경제와 관련해 기업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 등의 부서는 결원 없이 규모를 유지했다.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찰이 권력형 범죄 수사에서 벗어나 민생 관련 수사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모습이다.

9일 검찰에 따르면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 인원은 1~3부 통틀어 10명까지 감원됐다. 3년 전까지만 해도 30명대를 유지하던 반부패부의 인력 규모는 지난해 3월 20명대에서 올해 10명까지 축소됐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각종 영장 심사 업무를 전담하는 인권보호부 강화를 위해 반부패수사부 검사 1명을 전환 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공조부는 총 인원이 6명으로 유지됐다.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8명), 정보기술범죄수사부(4명) 등도 지난해에 비해 인원 순감이 없었다. 반부패부와 공조부·여성아동범죄조사부의 규모가 비슷해진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반부패부와 공조부 인력이 비슷해진 것은 이전에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특검 파견과 사직 등으로 인해 검찰 인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원 수 유지는 조직 내 입지가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권력형 사건에 대한 수사 개시 및 항소를 자제하는 한편 민생·경제범죄 수사에 집중하는 검찰의 입장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최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부터 시작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정치권이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 연달아 항소 포기 방침을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대비되게 민생범죄 수사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조부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설탕·전기·밀가루 담합 의혹과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기업 수뇌부 6명을 구속 기소한 것을 포함해 총 52명을 재판에 넘겼다. 정부의 ‘서민경제 교란 범죄 엄단’ 기조에 발맞춘 행보를 보인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최근 기업·민생 수사 관련 부서에 대한 선호도도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밤을 새우며 강도 높은 수사를 하지만 정치적 논란 없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직에 있는 한 부장검사는 “수사 업무를 지속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피하고 싶어하는 검사들이 늘어나며 인기 부서 판도가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