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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압축 성장’ 드라이브…韓, 더 센 기업 지원 나서야

입력 2026-02-10 00:05

지면 31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일 집권 자민당 당사에 걸린 중의원 선거 출마 후보 명단에서 당선자 이름에 빨간 종이 장미를 달아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일 집권 자민당 당사에 걸린 중의원 선거 출마 후보 명단에서 당선자 이름에 빨간 종이 장미를 달아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해산 승부수로 치른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역대 최다 의석인 316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이로써 ‘국가 주도 산업 부흥’을 핵심으로 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사나에노믹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동력이 확보됐다. 대기업까지 포함한 대규모 재정지출·감세 등을 통해 전략산업을 뒷받침하는 사나에노믹스는 전후 대장성(현 재무성)이 대규모 산업 재정 지원으로 일본 경제의 ‘압축 성장’을 이뤘던 것에 비견된다.

다카이치 내각은 2026년도 예산안에서 경제산업성 소관의 ‘산업 정책 예산’을 전년 대비 50%가량이나 늘려 3조 엔대(28조 원대)로 편성했다.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진흥예산도 8952억 엔(8조 원대)이나 배정했다. 이들 예산은 주로 17개 전략 분야에 투입된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양자기술 등이 총망라돼 있다. 하나같이 우리의 핵심·전략산업과 중첩된다.

우리 정부도 산업계 지원 예산을 늘리고 있다. 올해 예산에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로 31조 8000억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일본을 따라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우리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서 2026~2029년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재정지출은 총 138조 7000억 원인 데 비해 일본은 반도체 한 분야에만 ‘2030회계연도까지 10조 엔(약 93조 원) 이상 공적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올해 예산 설명 자료에 담았다.

우리가 첨단산업 국가대항전에서 일본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더 센’ 기업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불요불급한 포퓰리즘 예산을 과감히 걷어내고 그 재원을 AI·반도체 등 전략산업 분야로 돌려 집중 지원해야 한다.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예외도 빨리 허용해 밤낮없이 돌아가는 일본 등 경쟁국의 연구소와 대등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일본은 대기업에 법인세 등 혜택을 늘리려는데 우리만 역주행하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본과 협력해 우리 국익을 극대화하는 노력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전쟁 가능한 국가’ 개헌에 다가가려는 다카이치 내각과 우리가 안보·과거사 갈등으로 경제 협력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정상 간 셔틀외교, 산업 공급망 협업 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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