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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임대사업자 혜택 과해”... 임대용 주택 쏟아질까 촉각

공급 한 축 담당, 시장 혼란 막을 대책 필요

입력 2026-02-10 08:29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등록임대사업을 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외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언급한데 대해 수요자가 원하는 매물(아파트)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매물(빌라·다세대 등)의 ‘미스매치’로 인해 주택 공급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주택자의 과도한 혜택은 줄일 필요성이 있지만 시장에서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보다 정밀하게 제도를 설계해야 시장의 혼란을 막고 주택 공급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민간 매입 임대 주택 재고는 가장 최근 집계인 2024년 기준 71만7466호로, 전체 민간 임대 주택의 53.18%를 차지했다. 2020년 96만8161호(63.17%) 대비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민간 임대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혜택 축소를 시사한 매입형 등록 임대사업자는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등록해 임대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됐다. 임대료 상한을 5% 이내로 제한하고 최장 8년 임대를 놓는 대신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소득세 및 법인세(건설형) 중과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을 줬다. 이후 과도한 혜택과 수도권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지적에 축소됐고, 2020년 8월 아파트에 대한 매입임대 주택 등록은 중단됐다. 단기 등록 임대주택도 폐지됐으나 지난해 다세대 주택·빌라 등 비아파트에 한해 부활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3년간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서울 아파트(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는 총 3만7683가구에 달한다. 이들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시장에선 어느 정도 매물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선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의 매물이 대부분 매수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형태여서 실제 거래로 성사되고 집값 안정에 효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상남경영원 교수는 “매물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주택 수요자들이 원하는 매물은 주로 아파트인데, 임대사업자들이 내놓은 물건은 빌라나 다세대 등이라 실제 매물 증가로 인한 거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소희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 전문위원은 “시장에 그 매물들이 공급된다고 해도 정비사업 이슈가 없으면 그 매물을 사려는 사람도 많지 않을뿐더러 그 돈이 있는 사람들도 없다”며 “또 임대 사업자 등록했을 때 그 기간 8년이든 10년이든 채워야지 과태료나 기존에 받았던 세제 혜택을 토해내지 않기 때문에 당장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좀 적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매물은 늘어나고 거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임대 시장의 가격이 상승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단기적으로 매도 매물은 늘어나고 임대 매물은 줄어 전월세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사업자들이 재고주택의 공급자 역할을 하던 순기능이 사라질 것도 우려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모든 공급을 할 수 없으니 일정 부분을 시장에 맡길 수 밖에 없다”면서 “보다 정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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