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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금방 벌어서 갚으면 되지”…개미들 ‘초단기 빚투’ 20년 만에 최대

입력 2026-02-09 21:04

한국 증시 최초로 종가 기준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종가가 표시된 전광판을 배경으로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증시 최초로 종가 기준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종가가 표시된 전광판을 배경으로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개인투자자들이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 심리에 휩쓸려 빚을 내 투자에 나섰다가 대규모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버블 논란 속에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수거래와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가 강제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수금 급증으로 당국과 증권업계가 대대적인 관리에 나섰던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튿날인 5일에도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94억원으로 1조원을 웃돌았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미수거래는 매수 후 2거래일 이내에 대금을 갚아야 하는 초단기 레버리지 투자 방식으로, 일명 ‘초단기 빚투’다.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면 보유 주식은 반대매매에 넘어간다.

이러한 빚투는 ‘양날의 검’이다. 대출을 발판 삼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주식이 담보로 잡히는 만큼 주가가 하락할 경우 담보 가치 부족으로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반대매매)돼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하락장에서 미수로 매수한 종목은 매도하더라도 손실이 커 미수금을 모두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버티다 결국 강제 청산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반대매매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2일 코스피가 약 300포인트 급락한 뒤 3일에는 159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2일부터 5일까지 연일 100억원이 넘는 반대매매가 이어졌다.

30조원을 넘어선 신용융자 잔액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거래는 담보 비율이 유지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된다. 하락장이 이어지면 담보 가치가 동시에 하락해 반대매매 대상 계좌가 급증하는 구조다.

지난 4일 기준 신용잔액은 30조935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산 ‘빚투’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이튿날에는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30조786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1조9484억원), SK하이닉스(1조6658억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신용거래가 집중돼 있어 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빚투 투자자의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시장 분위기에 휩쓸린 무리한 투자와 과도한 빚투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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