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에 화장터 태부족...“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 필요”
한은, ‘생애말기 필수산업 활성화’ 보고서
안전 기준 확보하고 용도지역 규제 정비
노인요양시설 확대 방안도 강구해야
“귀속 임대료 이용자가 부담토록 해 공급 촉진”
수정 2026-02-10 16:50
입력 2026-02-10 14:00
초고령 사회 가속화로 화장터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도심 병원 장례식장에 소규모 화장시설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은은 10일 연세대 ‘인구와 인재연구원’과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초고령사회와 생애말기 필수산업 활성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고령화에 따라 화장 수요가 늘고 있지만 화장터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3일차 화장률’은 2019년 86.2%에서 2025년 75.5%에 머물러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 편차도 심하다. 2024년 화장시설 가동여력(적정가동건수-실제 화장건수)은 서울의 경우 사망자수 대비 -11.7%로 과부하 상태인 반면 전북은 116.2%에 달한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생애말기 삶의 질과 존엄한 마무리를 위협하고, 사회 전체의 손실과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실장은 “화장터의 경우 님비 현상 및 지자체의 신중한 대응으로 신고제임에도 민간 진입이 제약돼 전국 62개소 중 61개소가 공설인 구조”라며 “면적당 선거인수가 10% 많은 지역일수록 3일차 화장률은 0.7%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은 ‘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기존 공간을 활용한 도심 내 소규모·분산형 공급 방식으로 심리적 거부감은 물론 현재의 ‘혜택 전체 공유·비용 일부 집중’ 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 실장은 “‘임종·장례·화장’을 한 공간에서 마무리하여 유족 편의를 높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엄격한 환경·안전 기준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설치를 제약하는 의료법 및 용도지역 관련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노인 요양시설의 확충을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인 요양시설의 입소정원은 2008년 이후 연평균 8.4% 증가했으나, 선호도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평가 A·B등급 시설은 38%에 그친다.
특히 수요가 집중된 서울, 부산 등 대도시권에서 오히려 공급 기반이 취약하다. 2024년 노인요양시설 잔여정원(정원-현원)의 경우 서울은 생애말기 고령인구수 대비 3.4%로 거의 포화 상태인 반면 전북은 12.4%로 여유가 있다.
한은은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 정액수가제가 이러한 수급 불균형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노인 요양시설에서 돌보는 노인 1명당 지급되는 장기요양급여는 지역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같은 액수로 지급된다. 부동산 비용의 지역 간 편차가 수가에 반영되지 않아 대도시권에서 노인 요양시설 공급이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한은은 토지·건물 소유에 따른 기회비용인 귀속 임대료(Imputed Rent)를 법정 비급여 항목으로 분리해 시설 운영자가 아닌 이용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있다고 했다. 한은 측은 “이 경우 대도시의 높은 부동산 비용이 보전돼 도심 내 안정적 공급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이용자의 부담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 저축 제도’나 ‘주택연금 연계’ 등 방안을 병행하고. 비용에 상응하는 질을 담보하기 위해 시설 이동 장벽을 낮추는 제도 보완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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