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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무죄·공소기각 속 시험대에 오른 ‘김건희 특검’… 남은 재판·항소심 향방은

김예성·윤영호 등 세 차례 공소기각

法 “수사 대상 엄격히 해석해야”

입증 부족 지적에 항소심 부담 커져

남은 재판도 수사 범위 쟁점 이어질 듯

수정 2026-02-10 23:07

입력 2026-02-11 05:30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기소한 사건들에서 최근 잇따라 공소기각과 무죄 판단이 나오고 있다. 법원은 핵심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 부족을 지적하는 동시에 특검법상 수사 대상 범위를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새로운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는 등 보완에 나서지 않는 이상, 항소심에서도 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이달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예성 씨에 대해 24억 3000만 원 횡령 부분은 무죄, 나머지 공소사실은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형식적 소송조건이 결여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을 경우 실체 판단 없이 소송을 종결하는 것이다.

김 씨는 조영탁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 대표와 함께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다. 집사 게이트는 김 씨가 설립한 업체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으로부터 184억 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당초 집사 게이트 의혹을 중심으로 김 씨를 수사했지만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을 결론 내리지 못했다. 대신 특검은 김 씨가 투자 과정 등에서 약 46억 원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4억 3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당 혐의가 직접 수사 대상이 아니고 관련 범죄행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와의 의혹 연관성을 찾지 못했고, 체포영장 등에 기재됐던 ‘투자금 배임’ 혐의와도 전혀 다른 내용의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기소했다고 판단했다. 본안 판단 대상이 된 24억 3000만 원 부분에 대해서는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씨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법원이 김건희 특검 기소 사건 가운데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국토교통부 서기관 뇌물 사건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 규정은 엄격히 해석돼야 한다”며 “국민적 관심을 이유로 수사 범위를 느슨하게 확대하는 것은 헌법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특검은 공소기각 판결 외에도 주요 혐의에 대해 잇따라 무죄 선고를 받았다. 특검의 핵심 수사 항목이었던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의혹이 1심에서 무죄로 선고됐다. 이우환 화백 작품을 매개로 공천·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김상민 전 검사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는 “김건희의 오빠 김진우가 그림을 받은 뒤 압수 당시까지 계속 보유했을 가능성을 합리적 의심 없이 배제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해당 그림을 직접 구매해 김 여사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을 특검이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김 전 검사의 거래 내역에서 거액 인출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 점과, 그림 매매 당시 김 전 검사가 재산 신고 의무가 있는 공직자였던 점 등을 근거로 제3자의 지원 없이는 1억4000만 원의 현금을 마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핵심 사실관계 입증 실패라는 법원 지적이 향후 항소심에서 특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소심은 1심의 사실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지 않으면 1심과 다른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소기각 역시 ‘성과 중심’ 접근의 기소가 사건을 과도하게 확장시키면서 수사 집중도를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원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 범위를 엄격히 해석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죄 입증에 투입될 역량이 공소기각 쟁점을 방어하는 데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외에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의 경우 김건희 여사 관련 기소 사건과 맞물려 최근 창원지법에서도 관련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사건 간 유기적 연관성이 지적되는 만큼, 특검이 해당 혐의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해 기소한 사건에서도 유죄 판단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의혹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관련 사건의 선고를 참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소 유지 과정에서 이전 무죄나 공소기각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 법리적 검토를 계속할 것”이라며 “갑자기 나온 판결이 아니라 다른 재판부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검 측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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