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탔던 합당 논의 좌초…범여권, 6·3 지선 연대 고심
수정 2026-02-11 00:58
입력 2026-02-11 06:00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좌초되면서 범여권의 6·3 지방선거 전략을 둘러싼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 이후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데 이어 혁신당과의 감정의 골까지 깊어진 상황에서 선거 연대를 성사시켜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6·3 지방선거를 혁신당과 합당 없이 치른 뒤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합당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22일 정 대표가 합당을 제안하며 논의를 시작한 지 19일 만이다. 정 대표는 전날 진행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지방선거 전 합당 무산’을 알리며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우려를 불러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주도했던 합당 논의 중단으로 당 지도부에 대한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합당 무산은 정 대표의 독자적 제안과 핵심 공약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도입 등과 맞물려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누적된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2차 종합 특검 추천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질책 이슈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합당 논의 중단은 같은 날 오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가닥이 잡혔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 162명 중 20여 명이 발언했는데 지방선거 전 합당을 주장한 의원은 친명계 김영진 의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는 합당에는 동의하지만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원들이 현재 상황에서 합당 명분은 있지만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당은 각자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혁신당은 이미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12대 부적격 기준’을 발표하는 등 독자 노선을 가시화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시·도당별 예비후보자 자격심사를 진행하며 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신장식 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13일 전까지 회신이 없으면 합당은 없는 것”이라며 “저희는 공천관리위원회,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해 뚜벅뚜벅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합당과는 별개로 선거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격전지에서의 후보 단일화 등 선거 연대·연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당 역시 민주·진보 진영의 결집 필요성을 강조하며 연대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합당 추진 여부 뿐만 아니라 또 별도 정당으로 6·3 지방선거 연대를 이룰 것인지, 선거 연대도 하지 않을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관건은 합당 논의 과정에서 깊어진 양당 간 감정의 골을 어떻게 봉합하느냐다. 혁신당은 민주당 내외에서 제기된 ‘합당 밀약설’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YTN 라디오에서 혁신당이 “피해자 입장”이라며 “적절한 수준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조 대표도 “혁신당을 내부 정치투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오전 8시 30분 긴급최고위원회를 연 뒤 합당 관련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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