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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용’ 사라진다…비수도권 청년 ‘가난의 대물림’ 심화

“둥지 떠나야 소득 올라” 한은 연구

이주 자녀, 부모보다 소득 6.5%p↑

비수도권 저소득층, 하위 50% 고착

수정 2026-02-12 09:55

입력 2026-02-11 12:00

비수도권 사는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가난한 이유? 한국은행이 발표한 충격 데이터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한국은행이 청년층이 대를 이어 비수도권에 머물수록 계층 상승이 어려워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지방에서 태어나 고향에 남은 청년 가운데 부모 소득 하위권의 자녀가 동일한 위치에 머무는 비율은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작성한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 순위가 10계단 높아질 때 자녀 순위는 평균 2.5계단 상승했지만, 자산 기준으로는 3.8계단까지 올랐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 격차는 더 커졌다.

보고서는 지역 이동 여부가 계층 이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모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자녀의 평균 소득 순위는 부모보다 6.5%포인트 올랐지만, 고향에 남은 비이주 자녀는 2.6%포인트 하락했다. 이주 자녀의 소득·자산 대물림(RRS) 지표는 각각 0.13, 0.26로 비이주 자녀(0.33, 0.46)보다 낮았다.

비수도권 저소득층 청년의 상황은 특히 심각했다. 1971~1985년생 비수도권 비이주 자녀 가운데 부모 소득 하위 50%가 성인이 된 뒤에도 하위 50%에 머문 비율은 50% 후반대였지만, 1986~1990년생에서는 80% 이상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하위 50%에서 상위 25%로 도약한 비율은 13%에서 4%로 떨어졌다.

한은은 비수도권 청년의 수도권 이주가 쉽지 않은 구조적 요인도 문제로 지적했다. 부모 자산 하위 25% 자녀의 수도권 이주 확률은 상위 25% 자녀보다 43%포인트 낮았다.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비수도권 청년의 계층 이동성을 높이려면 거점 도시와 대학, 일자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의 서울 상위권 대학 진학 기회를 늘리고, 거점 대학의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과감한 공공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층의 지역 이동과 교육·일자리 접근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국가 전체적으로 지역 격차가 심화되고 사회 통합이 어려워지는 동시에 초저출산 문제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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