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공정위 상대 승소...“공모전 계약, 지위 남용 아냐”
수정 2026-02-11 19:52
입력 2026-02-11 14:47
웹소설 작가들의 2차 저작물을 제작할 기회를 제한하는 불공정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에 내린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이 판결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부장판사 백승엽 황의동 최항석)는 이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및 시정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공정위는 2023년 9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모전 당선 작가들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제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40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18∼2020년 개최한 5개 웹소설 공모전 당선 작가 28명과 연재계약을 맺으면서 웹툰·드라마·영화 등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독점적으로 부여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보통 공모전 주최 측이 2차적 저작물 작성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갖는 조건으로 계약하는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독점 제작권까지 요구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일부 작가들에게는 해외 현지화 작품의 2차적 저작물 작성 때 ‘제3자에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조건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해당 계약으로 인해 작가들이 더 나은 조건을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지 않는 경우에도 직접 2차적 저작물을 제작하거나 제3자가 제작하도록 허락할 수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같은 해 10월 서울고법에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창작자의 2차 저작물 작성권을 부당하게 제한한 사례가 없으며 문제가 된 5개 공모전 중 2개는 공모요강에 ‘수상작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이 카카오페이지에 귀속된다’는 점을 명시했다고 반박했다. 또 2차 저작물 제작으로 발생한 수익도 원작자와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모전에서 작가들에게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작가들이 계약 내용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공모전에 응모하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봤다. 아울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외 다른 플랫폼에서 웹소설을 연재할 수 있으며 공모전이 유료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가 아니라는 점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홍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대형 온라인플랫폼이라고 해서 무조건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향후 온라인플랫폼의 사업활동에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 회사들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2차 저작물 작성권을 포괄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해 국내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실 관계에 대해 정확한 판결을 내려준 법원에 감사하다”며 “창작자를 국내 창작 생태계의 주요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창작자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관련 부당하게 계약한 사례가 없음을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해 왔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국내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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