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첫 월급 20% 내세요” 취업난에 ‘역채용’ 등장…돈 들고 줄 선다는데
입력 2026-02-12 01:37
미국에서 구직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채용 기회를 얻는 ‘역채용(reverse recruiting)’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기업이 채용 업체에 비용을 부담하던 기존 관행과 정반대 구조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니엘 베하라노(36)는 지난해 역채용 서비스 ‘리퍼(Refer)’에 가입해 플랫폼 엔지니어 자리를 얻었다. 리퍼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그를 자원봉사관리 회사 임원에게 연결했고, 여러 차례 면접 끝에 합격한 뒤 첫 월급의 20%를 리퍼에 지불했다. 베하라노는 “채용 관리 시스템 속 수많은 지원자 사이에 묻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리퍼의 하루 평균 신규 구직자는 지난해 8월 10명에서 최근 약 50명으로 늘었다. 약 2000개 기업이 이 플랫폼을 이용한다. 구직자에게 약 1500달러를 받는 ‘리버스 리크루팅 에이전시’는 매주 최대 100건의 입사지원서를 대신 제출한다. 동남아시아 15명 직원이 구인 정보를 찾고, AI가 지원자인 척 기업 담당자에게 이력서를 보낸다. 창업자 벤 신카로프스키는 “시간이 없고 실직 상태에서 마지막 희망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역채용 서비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심화한 사무직 구직난이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실업자 수가 구인 규모를 넘어섰다. 12월 기준 평균 구직 기간은 약 6개월에 달한다. 최근 아마존·다우·UPS 등 대기업 출신 인력 수천 명이 구직 시장에 유입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WSJ은 “채용 업체들이 기업보다 구직자를 공략하는 편이 더 승산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역채용 운영 방식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취업 성공 시 급여 일부를 받는 구조다. 이력서 검토와 자문을 넘어 구직자 대신 직접 지원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안드레 함라 리퍼 최고경영자(CEO)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당신이 곧 상품이 된다”며 “이런 시스템이 우리가 그 사람을 돕게끔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구직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맞지 않고, 많은 역채용 업체가 택하는 대량 지원 방식의 성공률은 낮다는 우려에서다. 헤드헌팅 기업 퍼플 골드 파트너스 공동 창립자 켄 조던은 “구직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쉽게 현혹될 수 있다”며 “지원 사이트 로그인 정보 등 개인정보를 누가 관리할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기업이 구직자에게 경력 코칭이나 이력서 검토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 같은 역채용은 드물었다”며 “최근 역채용이 늘고 문의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에서 해고된 션 콜(42)은 역채용 사이트에서 이력서 수정 등 2주간 50곳 지원에 약 400달러를 냈지만 면접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는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역채용 시장에 뛰어들 것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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