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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10배 인상” 빅테크도 ‘꼼수’…中企는 속수무책

美 ‘H-1B’ 취업비자 수수료 10만 달러

OPT 프로그램·해외 지사 발령 등 선택

중기·스타트업, 비용 부담에 인력난 심화

인도로 인재 유출…빅테크, 본사 이전도

입력 2026-02-12 05:10

미국 알파벳 본사. 사진제공=구글
미국 알파벳 본사. 사진제공=구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규제 강화를 목적으로 전문직 취업비자 수수료를 10배 올리자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대기업들은 임시 취업 후 비자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면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이마저도 쉽지 않아 인력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빅테크 기업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의 구글 등은 기존에 전문직 취업 비자(H-1B) 소지자나 학생 비자 소지자 등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경로를 통해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몇 년간 H-1B 비자 기반 채용을 줄여왔으며, 이 제도를 사용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규제 강화를 목표로 H-1B 비자의 수수료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비자 수수료(1만 달러)의 10배 수준인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로 인상했다. 이 비자를 취득하면 최종적으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게 되며, 영주권이 발급되면 미국에 무기한 체류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졸업 후 현장실습(OPT)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은 통상 1년간 임시 취업이 가능한데,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자는 2년을 추가로 근무한 뒤 H-1B 비자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비자 수수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해외 지사에 배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비용 부담부터 현실적인 제약까지 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행정부가 외국인 전문가 고용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튜어트 앤더슨 미국정책재단 사무총장은 “만약 이것이 책이라면 10만 달러의 H-1B 비자 수수료는 1장에 해당한다”며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미국에서 일할 자격을 갖춘 고숙련 인재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의 비자 발급 대신 아예 인도 현지에서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엑스페노에 따르면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도 내 직원 수는 1년 간 16% 급증했다. 이는 3년 내 가장 큰 증가폭이다. 알파벳 역시 인도 뱅갈루루 화이트필드 기술 지구 내 ‘알렘빅 시티’에 6만 7000평에 달하는 사무실을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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