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주식 10분의 1 액분” 주주제안
정기주주총회 앞두고
주주충실의무 정관 명문화
집행임원제 도입도 제안
20일까지 회신 요청
수정 2026-02-12 08:34
입력 2026-02-12 08:24
고려아연(010130) 최대주주인 영풍(000670)·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을 10분의 1로 분할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주식 유동성을 높여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또 주주충실 의무 내용을 정관에 명문화해 추가 신주 발행을 원천 차단하는 한편, 주주총회 의장을 현재처럼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지배구조 선진화 명목으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하면서 이번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6인의 이사만 새로 뽑자고도 제안했다.
12일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다음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 측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이번 주주제안의 핵심이 고려아연의 왜곡된 기업 거버넌스로 인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재정비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단기적인 경영권 분쟁이나 인사 교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정상화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영풍·MBK는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이미 도입된 내용으로 이사가 회사 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서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대주주가 이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식 제안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나 시장 전반에 미치는 의미가 크다고 영풍·MBK는 강조했다.
아울러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함으로써, 기존 경영진 주도로 시도됐던 위법한 신주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상법상 집행임원제 전면 도입도 제안했다. 이는 이사회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적인 거버넌스 개편안이라고 영풍·MBK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현행 회일 1일 전에서 3일 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재무적 제안도 포함됐다. 영풍·MBK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분의 1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3924억 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 전량 소각하더라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재원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선임할 이사의 수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6인으로 정하는 안건과 함께 집중투표 방식을 통해 뽑자고 제안했다. 어느 한 주주 그룹이 이사회를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주들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 영풍·MBK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후보와 최연석 MBK 파트너를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오영 후보, 최병일 후보, 이선숙 후보를 추천했다.
고려아연의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는 과도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는 최윤범 회장 일가로의 자산 유출을 방지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측에 이달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또 모든 주주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공시에 해당 제안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며 “고려아연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회복과 시장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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