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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음료’로 남성 2명 숨지게 한 피의자 “싸우기 싫어 재웠을 뿐”

A씨 “살해의도 없었다”고 진술

경찰, 계획범죄 염두하고 수사

상해치사 혐의 적용...살인 혐의 검토

입력 2026-02-12 14:20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여성 A씨가 이날 오전 9시 54분께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여성 A씨가 이날 오전 9시 54분께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여성이 “상대방과의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잠재우려 했을 뿐”이라며 살해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계획범죄를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2일 ‘강북구 수유동 모텔 변사 사건’ 브리핑에서 상해치사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20대 초반 여성 A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들과 갈등 상황이 발생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14일 발생한 첫 번째 상해 사건의 경우 A 씨는 피해자와 데이트 중 언쟁을 벌인 뒤 남양주의 한 카페 주차장에서 “운전하느라 고생했다”며 미리 약물을 섞어 준비한 피로회복제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마신 피해자는 약 20분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해당 약물은 정신 병력이 있는 A 씨가 처방받은 항우울제로 추정된다. 국과수에서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라는 구두 소견을 내놨다.

경찰은 이후 지난달 28일과 이달 9일 강북구 소재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남성 2명에게도 유사한 방식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거주지에서 처방받은 항우울제를 음료에 섞어서 만들어가는 등 계획범죄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항우울제를 먹는다고 죽을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A씨에게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현재 이들 3명 외에는 추가 피해가 아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규 강북서 형사과장은 이날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약물의 위험성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혐의 적용을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한 프로파일링 등을 거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물을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또 A씨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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