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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과징금’ 제당업계 “설탕 담합 사과…제당협회 탈퇴”

CJ “원가 연동 투명 가격 시스템 도입”

대한제당 “재발 방지 고강도 쇄신 검토”

입력 2026-02-12 14:5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제당업계가 설탕 가격 담합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발표 직후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고객과 소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설탕 제조업체들의 이익단체 성격인 대한제당(001790)협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제당협회는 회원사의 대외 소통과 원재료 구매 지원 등의 역할을 해왔으나, 설탕 업체 간 접촉 창구로 기능하며 담합의 토대가 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CJ제일제당은 협회 탈퇴와 함께 임직원의 타 설탕 업체 접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중징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내부 통제와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가격 결정 구조도 전면 손질한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등 주요 원가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하는 ‘판가 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 간 협의 없이 투명하게 가격을 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회사 차원의 준법경영위원회 기능도 강화한다. 외부 위원을 참여시켜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자진신고 제도를 도입해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민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제당도 내부 쇄신에 나설 뜻을 밝혔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전사 차원에서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고강도 쇄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날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이른바 ‘제당 3사’에 총 4083억 1300만 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 8900만 원, 삼양사 1302억 5100만 원, 대한제당 1273억 7300만 원으로, 단일 담합 사건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시정명령에는 법 위반 행위 금지, 가격 변경 내역 보고, 임직원 교육 실시, 영업 부서 자체 조사 및 담합 가담자 징계 규정 신설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제재는 국내 설탕 시장을 장기간 과점해온 3개 업체의 조직적 담합에 대해 내려진 것이다. 공정위는 제당 3사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4년간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가격 인상·인하 시기와 폭을 사전에 합의해 실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이 원당 가격 상승기에는 공급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맞추고, 가격 인상에 응하지 않는 수요처를 공동으로 압박했으며, 원당 가격 하락기에는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시기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담합은 대표·본부장·영업 임원·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회의와 연락을 통해 이뤄졌고, 거래처별로 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협상을 주도한 뒤 이를 공유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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