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교육부의 시간…의협 “2027년 의대 모집인원 줄여달라”
의협 12일 브리핑서도 집단행동 언급 없어
교육부에 “의학교육협의체 구성” 요구도
수정 2026-02-13 14:03
입력 2026-02-12 16:54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추진될 때마다 파업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던 의료계가 대정부 투쟁에 신중해진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27학년부터 5년간 의대 신입생을 연평균 668명 늘리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이틀이 지난 12일에도 “모집정원을 줄여달라”고 요구했을 뿐, 투쟁을 언급하지 않았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의학교육 과정 전반에 대한 내용을 대학별로 면밀히 점검하고 추후에 정원을 회수하는 것이 아닌 사전에 모집인원을 조정하는 방법을 통해 2027년 입학정원 증원을 최소화하라”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의학교육 현장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현장 점검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허울 뿐인 의학교육자문단이 아닌, 의학교육 전문가들과 교육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의학교육협의체를 즉각 구성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협의체를 통해 대학별 교육 수용 능력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의대 교육의 질 저하 방지 대책을 세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직후 의료계의 반발과 부실교육 우려가 이어지자 정원은 그대로 두고 대학별 모집인원을 조정하도록 한 바 있다. 당시 전국 의대의 정원은 5058명이었으나 실제 모집한 신입생은 이보다 500명가량 적은 4567명이었다.
2000명 정원 원상 복귀에 잠시 주춤했던 의대 증원이 재추진되자 의료계 내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집단행동을 벌이기는 건 무리라는 현실론과 강경론이 팽팽하게 갈린다. 강경파들 사이에선 김택우 의협 회장 등 집행부의 책임을 물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대두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경기도의사회, 미래의료포럼 등이 입장문을 통해 “의협 회장이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도 어떤 책임도지지 않고 있다”며 사퇴 요구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지난 정권 때 투쟁의 선봉의 섰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도 김은식 부회장이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위원직을 반납하는 등 집행부를 향한 불만이 표출됐다. 더이상 의대생, 전공의들에게 투쟁의 무게를 지울 수 없기에 숙의를 거쳐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이를 의식한듯 “열과 성을 다해 정부를 설득했지만 이 정도의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회원들께) 죄송하다”며 “집행부도 정당한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직역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지금은 듣고 (의견) 수렴하는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한 이해·해석의 단계에 있어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지난 이틀간 상임이사회와 대한의학회, 대전협 등 여러 의사 직역 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도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범대위)와 16개 시도의사회회장단협의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의협과 별개로 의료계에선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의대 인력 심의 기준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대전협도 14일 오후 온라인으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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